“객실 판매보다 조식 서비스에서 해법 찾아야”

F&B란 Food and Beverage의 약자다. 뜻은 영문 그대로 식음료다. 관광숙박산업에서 F&B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객실이용금 외에 제대로 정착된 부가수익원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PC방은 사실상 모든 업종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PC방은 PC이용요금 외 F&B가 제대로 정착되면서 오늘날 총매출의 절반 수준을 F&B가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매출규모를 확대하는데 탁월한 아이템이 된 F&B를 관광숙박산업에서 어떻게 도입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새로운 부가수익원이 필요한 중소형호텔

공중위생관리법을 따르는 숙박업은 88올림픽을 계기로 여관·여인숙의 개념에서 모텔·중소형호텔의 개념으로 변모했다. 특히 성매매특별법이 공포된 이후에는 모객의 무게중심도 유흥과 섹슈얼에서 벗어나 관광호텔과 같은 프리미엄의 가치를 담아내고 파티룸과 같이 놀거리를 제공하는 아이템 경쟁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숙박업 경영자들에게 커다란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소비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밤늦도록 음주를 즐기는 문화가 크게 줄었고, 프라이빗과 아웃도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중소형호텔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로 늘어난 원룸과 오피스텔도 업종 자체의 경쟁력을 축소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그렇다고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시점도 아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진정 국면으로 돌아섰지만, 고금리가 숙박업 경영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전체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어도 섣불리 높은 이자를 감수하며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숙박업 경영자들은 많지 않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줄어든 매출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매출규모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부가수익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소형호텔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규모가 정해져 있다면, 그 안에서 매출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중소형호텔을 이용하면서 평균적으로 10만원을 소비한다면, 11만원, 또는 12만원을 소비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소형호텔에서 F&B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PC방은 롤모델이 될 수 없다”
사실 F&B는 중소형호텔 뿐 아니라 스크린골프장, 만화카페, 파티룸, 노래연습장, 당구장 등 요식업종을 제외한 문화콘텐츠 업종이나 스포츠시설 업종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아이템이다. 대부분의 업종은 PC방에 정착된 F&B 시장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호텔의 경우에는 PC방과 동일한 서비스 형태로는 정착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선 PC방과 중소형호텔 시장은 전혀 다른 산업이다. PC방은 클라이언트 좌석 규모가 100대 이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음료를 판매해도 회전율에 따라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박리다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PC방은 F&B가 정착되기 전부터 간단한 캔음료나 과자류, 컵라면 등을 판매해 소비자들이 F&B에 익숙하다. 이왕이면 캔음료보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컵라면보다 봉지라면을 선택하면서 자연스럽게 F&B가 정착됐다. 하지만 중소형호텔은 객실 규모가 100개라도 룸서비스로 간편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 오히려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정착된 룸서비스는 비싸다는 인식이 높다. 이 때문에 중소형호텔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이미 식사를 마친 후 방문하거나 배달음식, 포장음식에 의존하고 있고, F&B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도 흘려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국에는 중소형호텔이 새로운 부가수익원으로 F&B를 정착시켜 나가려면 주된 소비계층에게 익숙한 서비스 형태여야 하며, 자연스럽게 문화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조식이다.

조식, 편의성 증대와 마케팅의 만남
조식은 사실 관광숙박산업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서비스 형태 중 하나다. 특급호텔에서는 조식의 퀄리티가 호텔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며, 펜션, 리조트, 게스트하우스 등 업태를 가리지 않고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고 익숙해진 서비스이기도 하다. 중소형호텔에서는 일부 숙박업 경영자들이 무료 서비스 형태로 씨리얼이나 간단한 토스트류, 컵라면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는 중소형호텔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익숙한 서비스라는 것이다. 또한 이미 상당수 중소형호텔에서는 조식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특정 호텔의 경우에는 조식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비즈니스 고객층을 흡수해 높은 매출을 유지하는 비결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상권에서는 조식이 여행지에서의 아침을 해결할 수 있는 편의성 증대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예약률을 높이는 경쟁력으로 작용 중이다. 도입하기도 어렵지 않다. 중소형호텔을 겨냥한 특정 F&B 브랜드는 넓은 공간에서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조식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프론트 인근에 미리 포장해 둔 조식을 고객들이 픽업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나 룸으로 배달하는 룸서비스 모델도 구축했다.

뷔페식 조식을 서비스할 수 있는 공간이 없더라도 픽업이나 룸서비스로 전향할 수 있다. 특히 조식을 준비하는 시간과 노동력, 매뉴얼 등이 중소형호텔에 특화되어 있다.
더구나 관광숙박산업에서의 조식은 소비자들이 경쟁적으로 SNS에 후기를 남기는 서비스 품목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조식을 제공하는 중소형호텔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선도적으로 도입한다면 마케팅 영역에서도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조식은 미래 트렌드의 핵심 콘텐츠
그동안 중소형호텔 산업에서는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수히 도입됐다. 자판기와 같은 자동판매기를 프론트나 객실 내 도입하기도 했고, 코인 빨래방, 코인 안마의자, 코인 매트리스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1층에 편의점, 카페, 식당과 같은 로드숍을 도입해 시너지를 기대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루프탑이나 프론트에 가맥집을 선보이기도 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하게 중소형호텔의 부가수익원으로 자리잡은 아이템은 없다.

만약 F&B가 조식 서비스를 발판으로 문화를 형성하게 되고, 객실에서의 룸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정착된다면 PC방처럼 객실 매출과 F&B 매출이 비슷한 비중을 나타낼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 현재로써는 중소형호텔의 부가수익원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아이템은 F&B다. 이미 많은 F&B 기업이 중소형호텔 시장을 노크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조식을 제공하는 중소형호텔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며, 중소형호텔 산업의 미래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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