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성장 이후 파산, 세계 곳곳에서는 규제강화

세계적인 공유경제 아이콘 기업들이 잇따라 파산하고 있다. 공유숙박 역시 세계적으로는 규제강화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으로, 공유숙박 법제화를 검토하고 있는 정부가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유숙박이 경제적 측면에서는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젠트리피케이션 등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공유경제산업의 아이콘 기업으로 평가받던 미국의 ‘위워크(WeWork)’가 최근 파산했다. 위워크는 공유오피스 개념을 도입해 누적투자금만 110억달러(약 15조3,900억원)를 유치할 정도로 공유경제산업에서 아이콘으로 평가받던 기업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부동산을 임대해 해당 부동산에 다수의 임차인을 모집하는 것이 사업모델이지만, 재택근무 활성화로 임차인이 급감했고,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파산을 피할 수 없었다.

공유 스쿠터 분야의 선두주자인 미국 모빌리티 기업 ‘버드(Bird)’도 위워크와 비슷한 시기에 파산했다. 버드는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한 공유 자전거·퀵보드와 같은 개념의 공유 스쿠터 사업을 추진해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폭발적인 성장의 이면에서는 난폭운전, 무단주차, 교통사고 등의 문제가 불거졌고,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가 등장할 정도로 규제강화를 맞이하면서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공유경제 스타트업들도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명품 가방이나 의류를 대여해 주고 수익을 얻는 형태의 개념을 도입한 한 명품 공유 플랫폼은 명품을 대여해 준 이용자들에게 제때 수익금을 정산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대여해 준 명품도 돌려주지 못하면서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명품을 대여하려는 소비자들이 감소한 것이 경영악화의 원인으로 평가된다.

공유숙박에 대한 규제강화는 이미 세계적 추세다. 미국 뉴욕시는 주택을 30일 미만 단기임대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했고, 주택 소유자가 함께 머물러야 하는 것은 물론, 투숙객은 2명으로 제한했다. 이탈리아는 세금을 대폭 인상해 임대인들이 전월세 임차인을 모집하는 것보다 공유숙박으로 버는 수익이 클 수 없도록 조정했다. 실거주자 비율이 축소되고 공유숙박 사업이 커지면서 집값 상승 문제에 직면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불거진 것이 원인이다.

이처럼 파산 위기에 직면한 공유 오피스, 공유 스쿠너, 공유 명품을 비롯해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공유숙박 등은 모두 공유경제 개념에서 출발한다. 공유경제란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누군가가 소비한 제품을 나누어 사용하는 개념이다. 공유숙박도 내가 소유한 주택의 남는 공간을 숙박시설로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공유경제다.

하지만 파산과 규제강화가 이어지면서 공유경제는 경제적 측면에서 이상적이지만, 실물경제와 일상의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유 오피스는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위기를 맞이했고, 공유 스쿠터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공유숙박은 수익창출에 몰두하는 임대인들이 늘어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세계적인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공유숙박 법제화를 검토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부도 부작용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에 공유숙박이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법 공유숙박시설이 이미 전국적으로 수만여 곳에 이르고 있어 단속강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공유숙박을 법제화하더라도 불법공유숙박시설이 근절되지 않는다면 정책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고,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사회적 문제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유숙박 법제화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사회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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