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숙박산업은 숙박예약앱의 등장 전후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과거에는 시설정보나 서비스의 수준을 직접 경험해야만 알 수있었지만, 현재는 앱을 통해 다른 숙박시설과 경쟁하고 후기를 통해서는 서비스의 수준까지 공개되고 있는 상태다. 사전에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현명한 대비책은 무엇일까? 정우석 대표가 이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모텔은 미국에서 고속도로 중간에 있는 차량 여행자용 숙소인 Motorists Hotel이 그 기원이며, 단어의 배경도 Motor와 Hotel의 합성어다. 우리나라에 졸음쉼터가 있듯 미국에서는 고속도로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숙소로써의 기능을 하던 시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땅이 크지 않아 기존 ‘여관’이 이름을 바꾸는 과정에서 모텔이 된 것으로 산업을 이해하는 것이 맞다.

우리나라의 모텔은 미국 대비 주로 목이 좋은 곳(일반상업지)에 입지해 주차까지 가능한 시내복합위락시설의 성격을 띄고 있다. 기존 여관들이 1990년대를 기점으로 모텔로 이름을 변경하기 시작하면서 리모델링을 진행해온 결과물을 들여다보면, 1990년대 우리나라 모텔은 일본의 러브호텔 콘셉트를 기본으로 하여 고급 PC, 월풀, 모텔식 어매니티 제공과 함께 현란한 인테리어와 외관 디자인을 앞세워 모객을 하며 성장했다. 영업의 형태도 대실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시간을 분리한 투숙상품을 제공했다.

따라서 주요 이용객은 사랑을 나누기 위한 커플(행위 목적성) 또는 호텔의 대체제로 모텔을 이용하는 투숙객(가성비)으로 주로 이루어져 왔고, 이러한 패턴은 2,000년대 들어서도 유사했다. 필자도 실제 2000년대 초반 IMF 이후로 모텔산업에 뛰어들어 호황을 누렸었다는 숙박업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현장에서 심심치 않게 들었다.

하지만 2023년 모텔들은 온라인플랫폼의 등장으로 타업소와 너무도 쉽게 비교당하는 환경이 되었으며, 젊은 세대의 문화 수준이 급성장하면서 이전의 모텔 시설과 서비스 수준으로는 이들의 이목을 끌기 어려워졌고, 마침내 눈높이를 맞춘 다양한 형태의 스테이가 등장하며 실제 모텔의 주요 타겟 수요층이 스테이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한 펜데믹을 기점으로 관광호텔들의 객단가 인하 및 다양한 프로모션 전략은 모텔의 주요 전략인 가성비 전략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장환경의 변화는 지금이 바로 모텔을 재정의하고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모텔을 새롭게 만들어 가야할까?

1. 모텔에 브랜딩이 필요하다.
모텔은 관점에 따라 가장 고차원적인 공간산업이다. 체류시간의 관점으로 보면 모텔은 일반상업지에 있는 그 어떤 시설보다 방문한 고객을 가장 오랫동안 시설에 머물게 한다. 따라서 고객이 누리는 문화 수준이 상승한 만큼 모텔의 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노력을 ‘브랜딩’이라고 부른다. 브랜딩은 간단히 이야기하면 “정체성을 잘 알리는 것”이다. 예전 직장생활을 할 때 업무 특성상 모텔 사장님들과 많은 대화를 진행했었다. 

사장님들마다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각자 생각하는 업의 노하우와 고객을 대하는 가치관이 존재했다. 하지만 공통적인 문제는 그것이 실체화되지 못하고 손님 입장으로 보면 그냥 남다를 것 없는 모텔 같아 보인다는 점이었다. 과거 이 모텔이 리모델링 되기 전, 사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모텔과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잘 실체화하는 브랜딩 용역이 있었다면 훨씬 경쟁력있는 모텔이 되지 않았을까? 필자는 브랜딩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열쇠는 아니지만 브랜딩이 잘 되는 모텔과 브랜딩이 전혀 안되고 있는 모텔 간의 격차는 분명히 매출로도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모텔 브랜딩하는 방법
앞서 브랜딩을 간단히 정의하면 ‘정체성’을 ‘잘 알리는 것’으로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 정체성을 누가 좋아할지부터 정의해보면 어떨까? 우리가 받고 싶은 손님 또는 우리를 좋아할만한 손님을 ‘타겟’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 타겟이 누구인지부터 정의해야 한다. 또한 정체성은 오너의 가치관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곧 진정 성이기 때문의 오너의 가치관과 본 사업의 특성을 버무려 우리 브랜드의 이야기를 잘 만들어야 한다. 이후 이러한 스토리가 잘 담기도록 여러 디자인들을 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디자인을 모텔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일관성있는 비주얼로 모텔의 간판부터 안내표 지판, 호실번호, 카드키, 명함, 포스터 등등을 만들어낸다.

이후에 이러한 일관성들이 깨지지 않도록 명확한 디자인 가이드 자료를 통해 새로운 출력물이나 배치물들에 대한 디자인 일관성을 유지한다. 시각적인 것 외에도 소프트웨어적인 모텔의 고유 서비스, 직원의 화법, 어매니티의 배치 등등을 모텔의 정체성에 맞게 선택하고 직원 교육을 통해 고객이 일관성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지한다. 이렇다면 브랜딩 이후 모텔에는 우리가 정의한 타겟이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채워져 있고, 그들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을 것이다.

3. 누구와 진행할까?
브랜딩을 잘하기 위해서는 브랜딩 전문가와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브랜딩 에이전시가 있고 오프라인 공간을 전문으로 하는 브랜딩 에이전시를 찾아보고 포트폴리오를 통해 우리 모텔의 브랜딩을 완성시켜 줄 기술자들에게 용역업무를 요청하는 것이 우리 모텔이 브랜딩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비용은 지적자산을 통한 결과물을 받는 업무로서 인테리어처럼 자재비와 노무비, 마진으로 계산되지는 않고 전문인력의 투입기간을 금액으로 산정하여 보통 용역비가 책정된다.

4. 브랜딩 이후 리모델링!
모텔은 공간사업이기 때문에 실체화의 마지막 단계는 공간 실체화, 곧 리모델링이다. 호텔의 정체성과 그것을 나타내는 여러 시각물들이 완성된 상태라면 우리는 모텔 리모델링을 하기에 앞서 모텔이 고객에게 전달해야 하는 경험과 가치가 분명하기 때문에 그 스토리에 맞는 공간을 설계할 수 있다. 가령 비즈니스 상권에 있는 출장객들을 많이 받는 모텔이라면 모텔 사이즈에서 출장 객들의 편의를 돕는 시설과 가전, 부대공간 등으로 모텔의 공간을 구성할 수 있고, 일반상업지의 20대 초반 커플들을 위한 모텔이라면 트렌드한 타산업 흥행하는 공간의 탐구를 바탕으로 도출한 모텔의 정체성과 20대 초반 고객의 소비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공간을 꾸며볼 수 있다.

이렇게 완성된 호텔은 일관성있게 자신의 숙소만의 정체성을 잘 살린 숙소로 온·오프라인 공간에 노출되고, 문화적 수준이 높은 요즘 고객들은 정체성이 불분명한 숙소 대신 정체성이 잘 드러난 숙소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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