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숙박시설에서는 인근 공사장의 인부들이 숙박하는 일이 잦다.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상권이라도 인근에 공사장이 많다면, 숙박상권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숙박요금을 채권으로 공사대금 등이 오가는 과정에서는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숙박시설이 직접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채권을 두고 분쟁이 발생한다면 소멸시효를 기억해야 할 전망이다. 대법원이 숙박요금과 음식값의 채권 소멸시효를 1년으로 봤기 때문이다.

제주 리조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분쟁
대법원 판례 2019다271012 사건은 제주 서귀포시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는 대표가 상고인이고, 리조트로부터 증축공사 계약을 체결한 건설사가 피상고인이다. 증축공사를 의뢰한 리조트는 해당 건설사에 공사대금을 36억원으로 계약을 체결하며 공사에 투입되는 인원이 공사기간 동안 리조트의 객실 및 식당을 이용하도록 하고, 건설사로부터 사용료를 지급받기로 약정했다.

다툼이 없는 사실은 공사가 2015년 11월 1일부터 시작해 2016년 7월 29일 완료됐고, 건설사는 리조트에 2015년 11월 1일부터 2016년 4월 30일까지 인부들이 사용한 리조트의 객실 및 식당 사용료를 지급했다. 하지만 리조트 측에서는 2016년 5월 1일부터 2016년 7월 29일 사이 약 3개월 간 객실 및 식당 사용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해당 기간 동안 발생한 미지급금의 규모는 약 9,790만원이다.

건설사는 이에 대해 리조트로부터 사용료를 모두 지급했다는 확인서를 교부 받았고, 숙박요금과 음식요금으로 구성된 채권의 소멸시효가 1년에 불과해 채권이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리조트에서 문제를 제기한 시점은 2018년 5월 9일로, 1년이 경과한 시점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민법 제164조 제2호를 적용했다. 해당 조항은 ‘의복, 침구, 장구 기타 동산의 사용료의 채권‘은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다. 이를 미루어 숙박요금과 음식요금으로 구성된 해당 사건의 채권의 소멸시효를 3년으로 본 것이다.
 

대법원의 판단은 소멸시효 1년
원심 재판부가 숙박요금과 음식요금으로 구성된 채권을 3년으로 본 탓에 재판결과는 건설사에 손을 들어준 상황이 됐다. 하지만 리조트 측에서는 재판결과에 불복해 상고했고, 대법원은 소멸시효를 3년이 아닌 1년으로 보면서 건설사의 손을 들어주며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 판결 요지는 이렇다. 원심 재판부가 건설사에게 리조트에 9,79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한 사안에는 잘못이 없다고 봤다. 그러나 소멸시효에 대해서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명확하게 민법 제164조 제1호를 적용했다.

해당 조항의 내용은 숙박료, 음식료, 대석료, 입장료, 소비물의 대가 및 체당금의 채권은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다. 따라서 대법원은 해당 사건의 채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봤고, 원심 재판부에서 소멸시효를 3년으로 해석한 것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판결했다. 이번 판례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관광숙박시설에서 숙박요금이나 음식요금을 담보한 채권 형태의 거래가 발생했을 때 1년 이내에 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시간을 지나 1년이 경과할 경우에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채권이 소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사건의 경우 소멸된 채권의 규모가 1억원에 가깝다. 숙박업 경영자들은 숙박요금이나 음식요금으로 구성된 채권의 소멸시효를 반드시 기억해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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