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및 비용부담 커져 미설치 업소 증가 중

코로나19로 인해 요식업 등 영업시간 규제가 강화되자 2차 장소로 숙박업소가 대안이 된 바 있다. 그중에서도 PC 설치된 객실이 인기였는데 간단하게 게임과 각종 정보들을 손쉽게 취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PC 운영은 숙박업소의 주류 콘텐츠로 성장했지만, 최근 PC 운영에 거부감을 보이는 업소가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숙박업소 객실 내 PC 설치는 시대의 유행처럼 다가왔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자 PC방 열풍이 시대의 트렌드를 바꿨고, 가정집에서도 빠른 인터넷이 가능해지자 온라인 중심의 새로운 생활 패턴이 창조되었다. 일상에 친숙해진 인터넷은 휴대전화 등을 통해 실내·외 구분없이 핵심 콘텐츠로 급부상했고, 숙박업소에서도 고객 만족과 편의 증진이라는 목적 아래 PC 설치가 당연시됐다. 여기에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면 접촉에 거부감이 확산되자, 숙박업소에서는 PC를 이용한 신종 놀이문화가 생겨났다. 실제 예약률을 살펴봐도 PC가 설치된 객실이 선판매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용후기에서도 꾸준하게 언급되었다.

하지만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하는 법. 견고하게만 보이던 PC 콘텐츠 마케팅에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로 숙박업 시장 질서를 붕괴시킨 변종업 게임텔의 등장이다. 즉 외피는 숙박업소이지만 내부는 게임방과 같은 형태의 신종업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숙박업소 내 게임방 운영은 위법 사항이다. PC 운영 자체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데, 숙박업계에선 현실을 망각한 법률이라 지적하고 PC 운영에 대한 개정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텔 등장으로 인해 불법행위의 당위성만 커진 것이다. 또한 고가의 PC 부속품 가격도 초기 투자 측면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유 있는 PC 도입 거부

최근 신축 또는 리모델링한 숙박업소를 찾아 조사해 보니 객실 PC 설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PC 운영에 대한 효율성이 주된 이유였는데, 부속품 업그레이드 및 신속한 A/S 대응, 공간 활용 등이 언급되었다. PC는 신기술이 다수 적용된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최상급의 퍼포먼스를 표출한다. 그렇기에 특정 부품에 대한 신기술, 신제품이 출시되면 되도록 빠르게 업그레이드 해줘야 퍼포먼스 유지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격 측면에서 결코 저렴하다고 볼 수 없다. 현재 유통되는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시키기 위해선 고사양 PC가 절대적이다. 책상 및 모니터 포함해서 1대당 최소 200만원은 예상해야 한다. 50개 객실을 운영한다면 14,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통신설비까지 구축하고 기타 주변기기까지 포함한다면 결코 초기 투자 비용으로 가볍지 않다. 여기에 고장 발생 시 A/S 문제, 또 잦은 항의에 주범으로 일일이 대응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전담 전문관리인이 요구되지만 또 그만큼의 인건비 지출을 고려안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전문 PC 대여·관리업체가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분명한 건 득실 여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OTT’ 인기 급부상

최근 PC 이용률만큼이나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서비스로 OTT가 있다. 대형 스마트TV에서 전달되는 영상미와 구현된 스마트 서비스 등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과거와 달리 영상 송출만하는 기능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온라인 시스템과 접목돼 미니멀 스크린 라이프로 부각 중이다.

경기도 평택시에 한 숙박업소는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PC를 걷어내고 OTT 서비스에 집중했다. “PC 운영 시에는 수리 민원이 제기되면 본연의 업무를 중단하면서까지 그것에 매달려야 했다. 특히 사양을 많이 타는 게임일수록 불만요청이 많았으며, 심지어 객실 변경까지 요청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숙박업소 본연의 목적인 휴식에 방점을 두고 고급형 침대, 침구류, 친환경 가구와 조명 등 휴식과 병행할 수 있는 최적화된 시청 공간 구성에 힘을 실었다고 밝혔다.

 

그래도 PC 콘텐츠가 매출의 핵심

최근 들어 PC 콘텐츠 외에 노래방 기기, 콘솔게임기, 스크린 골프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테마형 객실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성장하기까지에는 PC 콘텐츠가 절대적인 영향을 했다. 숙박 외 다른 콘텐츠가 마케팅에 이용되고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익숙한 PC 환경으로 게임 목적 외 관광명소, 맛집 등 검색과 예약이 가능하고 비즈니스 고객의 경우 문서 작성, 편집, 출력, PT 시연까지 PC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PC의 역할은 그 이상을 제공했다. 숙박업소 성장에 있어 PC 콘텐츠 역할은 쌍둥이 같은 동반자 역할을 수행했다.

인천시 부평구의 한 숙박업소는 PC 시스템 확장에 긍정적이라 밝혔다. “우리 숙박업소는 젊은 세대가 90%인 상권 활성화지역에 위치해 PC 운영여부가 매출에 절대적인 기준이 되고 있다. PC 경쟁력이 매출로 직결되는 프로세스상 더욱 고도화된 PC 환경을 갖추는 것이 주변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 된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일괄 업그레이드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도심권에 위치, 비슷한 상권에서의 입장이라면 다른 숙박업소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새로운 트렌드 변곡점이 될지

PC가 숙박업소 운영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맞다. 온라인 마케팅 시 고사양 PC 구비 여부가 예약률 증대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효율적 운영 측면에서 갸우뚱해지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그래서 PC 콘텐츠를 운영한다면 먼저 매출 현황표를 꼼꼼하게 살펴보자. 방문 연령대 및 분포도, 이용 현황, 투숙 목적(관광, 휴식, 대실) 등을 명확하게 분류하고 판단해 분석해보자. 이제 가만히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대는 갔다. PC 콘텐츠 외에도 새롭게 마케팅할 요소는 계속 생성되고 있다. PC를 단순히 게임 목적에서 벗어나 OTT 및 비즈니스 서비스와 연동하는 확장 방안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또 객실의 크기가 콤팩트해짐에 따라 PC(책상, 의자, 모니터 등) 세트가 차지하는 공간 활용에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올해에서는 PC 역할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숙박업소 객실 트렌드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등극하는지 기대와 함께 전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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