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유대로 호텔 경쟁력 강화

▲ 모두스테이 강기태 대표
▲ 모두스테이 강기태 대표

지난 2020년 10월 8일 밤 11시경 울산광역시 남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12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강한 바람과 드라이비트 공법의 외벽으로 인해 33층까지 확산되면서 15시간 40여분만에 진압할 수 있었다. 스타즈호텔 울산점은 대형 화재사고로 발생한 이재민에게 임시주거시설을 제공했고, 최근 정부는 재난구호유공으로 선정해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 모두스테이 강기태 대표를 만나봤다.

이 기자_2020년 울산 아파트 화재사고 당시 스타즈호텔 울산점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신다면?
강 대표_당시 울산에 큰 화재사고가 발생했고, 울산시에서는 이재민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주거시설을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있었습니다. 울산에는 큰 호텔이 많지 않아서 저희 쪽에도 문의가 왔고, 지배인으로부터 소식을 전달받자마자 적극 협조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에 울산시에서는 스타즈호텔 울산점 3층에 재난본부와 같은 컨트롤타워를 설치했고, 뿔뿔이 흩어졌던 이재민들이 저희 호텔에 재난본부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시고는 200여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방문하게 됐습니다. 2주 정도로 예상했지만 더 오랫동안 임시주거시설로 제공했었던 것 같고, 본의 아니게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

이 기자_기억나시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 대표_사실 울산시가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다른 호텔들은 수익성을 검토하느라 대응이 늦었습니다. 저희는 수익성을 배제하고 울산시청의 요청에 적극 협조한다는 생각에서 이재민을 수용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발 빠르게 움직이게 된 것 같습니다. 에피소드야 무척 많았던 것 같습니다. 호텔을 찾은 일반고객이 이재민을 자극할 수 있는 낙서를 남겼는데, 이를 추후 이재민이 발견했다가 언론에 알린 후 자작극 논란이 있기도 했고, 이재민이 호캉스를 즐긴다는 비판 여론도 있었습니다. 장난으로 낙서를 했던 젊은고객이 자작극 논란에 직접 사과하고 해명하기도 했고, 언론보도가 내려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세간의 이목이 이처럼 집중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매우 당황스럽기도 했고, 평소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에게서 연락을 받기도 하며 본의 아니게 유명세를 느끼게 됐습니다.

이 기자_사실 상업시설인 호텔, 그것도 핵심적인 수익수단인 객실을 지역사회를 위해 제공한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 같은데요. 선뜻 결심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강 대표_울산은 중소형호텔이 매우 부족한 도시입니다. 다시 말하면 관광숙박 인프라가 현저히 떨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스타즈호텔 울산점이 처음 허가를 받을 때 지자체에서 매우 고무적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대형호텔이 들어서면 행사, 축제 등을 유치하기에 수월하고, 그저 스쳐 지나는 도시가 아니라 머무는 관광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과 민이 협력해야만 지역도시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상호 필요할 때 돕고 지원하고 협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가 발전하는 것이 곧 호텔 경쟁력이며, 호텔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 곧 지역사회가 발전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수익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숙박산업의 일원으로 지역관광활성화에 기여하고 성공한다면, 그 것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고 호텔경쟁력이 강화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 기자_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하셨는데, 이번 일에서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었습니까?
강 대표_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사실 장관상을 수여했다는 소식이 널리 알려지지는 않아 마케팅 효과로써 가치는 높지 않습니다. 이재민에게 임시주거시설을 제공했던 당시에도 언론보도는 이재민에 집중됐지 저희 호텔에 집중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저희 호텔은 크게 유명해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지역사회에 공무원들이 저희 호텔을 기억하게 됐다는 점은 성과입니다. 지자체 공무원분들,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분들께서 많이 기억해 주시고 응원해 주십니다. 정책을 만드는 관이 저희를 기억해 주신다는 것은 고무적인 성과입니다. 앞으로 울산에서 스포츠 이벤트나 대형 행사를 유치할 경우 아무래도 저희가 먼저 떠오르게 되고, 다양한 지원을 받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기자_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관광숙박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렵습니다. 브랜드호텔 대표님으로서 어떤 전망을 가지고 계십니까?
강 대표_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호텔들이 다들 어렵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조만간 수습될 것이라고 판단해 경영전략을 변경하지 않았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갑작스럽게 내국인 대상 마케팅을 집중하기 시작한 호텔들은 역량 부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메르스, 사드 사태, 코로나로 이어지는 위기상황을 살펴보면 호텔 등 숙박산업은 대외이슈에 매우 취약하고 흔들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취약계층은 직원들입니다. 휴업 등의 이유로 퇴직하는 호텔직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관광숙박산업은 모든 대외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직원도 어느 한 가지 일만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경우 다양한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호텔이 그런 인재를 원할 것이고, 멀티플레이어가 호텔산업의 꽃이 될 것입니다. 대외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 소수정예의 직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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