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숙박업 창업만 453개, 풀빌라펜션에서 주도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로 관광숙박산업의 영업환경이 크게 위축됐지만, 폐업은 1,034개, 창업은 788개로 시장규모가 소폭 축소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규창업 시장을 주도한 업종은 일반숙박업이 아닌 생활숙박업이었으며, 그 가운데에서도 전통적인 숙박업 시설이 아닌 풀빌라펜션이 생활숙박업을 활용한 사례가 많았다.

행정자치부의 공공데이터 숙박업 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월말 기준 전국 숙박업시설은 30,139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폐업은 1,034개, 창업은 788개로 작년 한 해 동안 숙박업 시설은 246개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로 산업 전체가 큰 위기를 맞이하며 시장규모가 크게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폭감소에 그쳤다는 결과다.

하지만 전통적인 숙박업 시설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기준 신규 창업 사례 788개 중 57% 수준인 453개가 생활숙박업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숙박업시설 중 상호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레지던스, 펜션, 풀빌라펜션, 리조트 등을 연상케 했다. 이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알려진 풀빌라펜션 등이 농어촌민박업 등이 아닌 생활숙박업으로 영업신고하면서 숙박업의 시장규모를 키운 결과로 보인다.

특히 생활숙박업 시설 중 일부는 상호가 야영장, 게스트하우스 등이었으며, 어촌마을 또는 기업이나 의료기관의 부대시설을 연상케 하는 상호도 많았다. 이는 결국 전통적으로 여관, 여인숙, 모텔, 중소형호텔 등이 중심이 된 숙박업의 특징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며, 여러 업종이 혼재되면서 숙박산업의 전통적인 패러다임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숙박업 등록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4,630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남해안을 중심으로 관광도시가 많은 경상남도가 2,916개로 뒤를 이었고, 서울(2,770개), 강원도(2,560개), 경상북도(2,520개)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세종특별자치시가 80개로 전국에서 숙박업 시설이 가장 적었고, 광주광역시(663개), 울산광역시(716개), 대전광역시(725개) 순으로 적었다.

광역단위로 살펴보면 부산, 대구, 울산 및 경상남도와 북도를 아우르는 영남지역이 8,981개로 숙박업시설이 가장 많았고, 경기도, 서울, 인천 등 수도권은 8,717개로 뒤를 이었다. 이는 인구밀집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고 외국인 관광객까지 고객층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도권이 한적하면서 국내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남해안과 비교해 시장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국적으로 숙박업시설이 유명관광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차지부에서 공공데이터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숙박업 등록현황도 완벽한 데이터로는 부족했다. 본지에서 숙박업 등록현황을 분석한 결과, 산업대분류표상 일반호텔업, 관광호텔업, 휴양콘도미니엄업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약 2,000여개 이상의 숙박시설이 숙박업이 아닌 다른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숙박업 등록현황으로 작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생활숙박업을 펜션, 리조트, 레지던스 시설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정책적으로 혼란을 초래하는 일이다. 시설구분과 업종의 특성을 고려한 숙박업종별 맞춤형 정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러 업종이 하나의 산업분류로 혼재될 경우 정책마련에 어려움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평균 30객실 내외의 중소형호텔을 대상으로 한 정책과 하나의 호실을 독채로 운영해 5~6개의 객실만 운영하는 펜션에 대한 정책적 접근이 같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결국 6개 부처, 6개 법률, 25개 업종으로 혼재되어 있는 숙박산업의 민낯이 단순한 숙박업 등록현황 통계에서도 목격되고 있다는 것으로, 소관부처 일원화 등 정부의 제도적 보안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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