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숙박업 법률정보
판례 : 대법원 2012두25873 판결

관광숙박산업이 코로나19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많은 숙박업경영자는 경영상의 이유로 인력감축 등 긴축운영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특급호텔의 경우 매각을 통해 폐업을 단행하며 경영악화를 극단적인 방법으로 극복하고 있다. 하지만 정리해고의 경우 법률적 다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판례를 통해 명확한 기준을 파악해야 한다. 이에 대법원에서 근로자의 손을 들어 준 2012두25873 판례를 통해 법률적 기준을 살펴본다.

사건의 개요와 쟁점

【원고】 근로자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고인】 조선호텔

【사건의 개요】
주식회사 조선호텔은 지난 2008년 8월, 일부 사업부를 도급화로 전환했고, 12명의 근로자는 도급회사로의 고용승계를 거부했다. 합의점을 찾지못한 끝에 2011년 2월 14일 조선호텔은 8명에 대해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했고, 8명은 부당해고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선호텔의 정리해고가 적법하다고 봤고, 원심 판결까지도 중앙노동위원회의 편을 들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근로자의 손을 들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 법원에 환송했다.

쟁점이었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결론적으로 근로자의 손을 들어 준 대법원 2012두25873의 판례는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법률적 해석이 관건이었다. 대법원은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만 한정되지 않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해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는 대법원 2003두11339 판결을 인용했다.

또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법인의 어느 사업부문이 다른 사업부문과 인적·물적·장소적으로 분리·독립되어 있고 재무 및 회계가 분리되어 있으며 경영여건도 서로 달리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법인의 일부 사업부문 내지 사업소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법인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한다는 대법원 2005다30580 판결도 인용했다.

이는 호텔 정리해고의 경우 특정사업부만의 사업실적만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법인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법률적으로 경영자가 위기상황에 미리 대처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를 동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정리해고는 법인의 일부 사업부 실적만이 아닌 회사 전체의 사정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인 것이다.

복잡했던 사건의 구성
조선호텔은 법인으로서의 산하에 서울호텔사업부와 부산호텔사업부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2008년 8월경 서울호텔사업부의 5대 부문을 도급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고, 도급회사로의 고용승계를 거부한 12명은 2010년 6월 28일까지 서울호텔사업부문에서 계속 근무했다. 그러나 조선호텔은 모든 법적 문제를 해결하고 완전도급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고, 2010년 12월 20일경 남아있던 11명의 근로자에 대해 희망퇴직을 신청 받았다. 이에 2010년 12월 22일부터 2011년 1월 27일까지 수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11명의 근로자 중 2명은 직무 및 직종 변경을 신청해 전환배치됐고, 나머지 8명은 도급업체로의 고용승계나 전환배치를모두 거부했다. 이에 조선호텔은 2011년 2월 14일 경영상 이유로 원고들을 해고했다.

원심은 서울호텔사업부와 부산호텔사업부가 인적, 물적, 장소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재무와 회계도 사실상 분리되어 있으며, 노동조합도 각 사업부별로 조직되어 있고, 경영여건도 서로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사건 당시 서울호텔사업부가 2년 연속 영업적자가 발생하고 있었다는 점을 비추어 보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조선호텔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조선호텔의 공식 재무제표는 서울호텔사업부와 부산호텔사업부를 포함한 법인 전체를 기준으로 작성되고 있는 점 ▲사업부별 재무 분리는 조선호텔이 회계의 편의를 위해 내부적으로만 작성한 점 ▲외식사업부까지 포함해 사업부 전체의 인사와 재무를 관장하는 지원담당부서가 존재한 점 ▲각 부서의 성과급을 일률적으로 지급했던 사실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서울호텔사업부만 분리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히 끝까지 고용승계와 전환배치를 거부한 8명은 법인 전체의 인건비 비율에서 0.2%에 불과해 인원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고, 단순한 인건비 절감 또는 노무관리의 편의를 위해 단행된 해고조치로 보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법원은 근로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6두47857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공2015하,877】

【판시사항】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가 포함되는지 여부(한정 적극) 및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 법인의 일부 사업부문 내지 사업소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법인의 어느 사업부문이 다른 사업부문과 인적·물적·장소적으로 분리·독립되어 있고 재무 및 회계가 분리되어 있으며 경영여건도 서로 달리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법인의 일부 사업부문 내지 사업소의 수지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법인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대법관 조희대(재판장) 이상훈(주심) 김창석 박상옥

다음 호에서는 ‘숙박시설에서 가능한 이벤트 기획’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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