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숙박예약앱의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는 숙박업경영자들이 당면해 있는 과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앱 이용을 줄이면 매출감소가 피부에 와 닿고, 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마진율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딜레마인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이러한 딜레마가 시작된 것일까? 박보현 대표가 원인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이번 칼럼에서는 야놀자로 시작해 야놀자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숙박업의 현주소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불편한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케팅을 이해하고 야놀자에 얽매인 현실에서 돌파구를 찾는 분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숙박가격의 현주소
이 글을 쓰는 현재 숙박요금을 야놀자에서 확인해 보니 월곶의 경우 숙박요금이 25,000원입니다. 다른 지역도 월곶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다수 지역의 주중숙박요금은 3만원대입니다. 서울 중심권이나 상권이 좋다고 하는 곳도 4만원대입니다. 설사 5만원 이상인 상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만족할 수 있는 가격대인가요? 2007년 이전에도 숙박요금이 일반실 기준 대다수 4만원이 넘었습니다. 인건비와 물가상승률에 고려하면 지금의 숙박요금은 일반실 기준 10만원은 넘어야 정상입니다. 2007년도에 새우깡 가격이 한봉지 700원이었는데, 2020년 기준 2,000원이 넘습니다. 새우깡 가격도 약 3배가 상승했네요. 자장면 가격도, 떡볶이 가격도, 시간당 알바가격도 모두가 올랐지만 유일하게 13년전 요금과 동일하거나 더 내려가고 있는 건 숙박요금밖에 없는 것 같네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지금처럼 실시간예약시스템이 없었을 당시에는 고객이 프론트에서 현장결제하며 모가회원 또는 야놀자회원이라고 말하면 회원혜택으로 5,000원을 할인해주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야놀자나 모텔가이드 사이트 최상단광고가 200만원(월)이었습니다. 오픈하기 1개월 전부터 오픈예고 광고를 등록하면 해당 숙박시설은 바로 만실이 되었습니다. 요즘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소개된 음식점에 줄을 서는 광경이 당시 숙박산업에도 있었던 것입니다. 이 같은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당시가 숙박업의 르네상스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르네상스 시기를 야놀자와 모텔가이드라는 사이트가 이끌었습니다.

당시에는 간판만 보고 숙박시설을 찾으면 따듯한 물도 안 나오는 곳이 많았고, 외관은 화려하지만 내부는 여인숙인 곳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모텔가이드 또는 야놀자에 들어가면 숙박시설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고, 우수회원들 중에는 포토후기를 올려 할인을 받는 훌륭한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플랫폼이었습니다. 이렇게 야놀자와 모텔가이드에 광고만 잘해도 하루 대실 3바퀴에 숙박도 더블을 돌리는 등 평일에도 객단가 15~20만원은 쉽게 올릴 수 있었습니다. 객실 40개로 월매출 1억5천만원을 올리는 것도 놀랍지 않은 일이었죠. 당시 야놀자와 모텔가이드 월 광고비는 적게는 10만원부터 200만원이 최고였습니다. 야놀자와 모가는 어떻게 하면 모텔이 꾸준히 광고를 유지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그 해답을 실시간 예약시스템이라는 앱에서 찾았습니다. 그 사이 모텔가이드는 야놀자에 인수가 되었고, 야놀자는 완성시킨 실시간예약시스템의 수수료를 어떻게 책정할지 고민을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야놀자는 상식을 벗어나는 결정을 합니다. 광고비는 기존과 동일하게 받고 수수료도 받는 것이죠. 이 결정으로 인해 지금의 야놀자 강점기의 서막이 오르게 됩니다.

지난 2014년경 야놀자 최상단 광고를 하는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야놀자는 최상단광고 하는 곳이 실시간예약건수도 더 많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중대한 결정을 하는데요. 200만원 광고비를 회사 수익으로 가져가지 않고 쿠폰으로 회원들에게 뿌립니다. 예를 들어 200만원을 1만원쿠폰으로 전환하면 200장의 쿠폰이 나오는데, 4만원 정상적인 숙박요금을 기준으로 하며, 회원입장에서는 1만원 쿠폰을 적용해 3만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당시 회원들은 환호했습니다. 티비에서는 하니가 나와 국내 최저가라고 광고하고 실제 앱에 들어가면 1만원 쿠폰이 널려 있었죠. 이렇게 200만원 광고하는 모텔의 200장 쿠폰은 순식간에 사용되게 되니 최소 200명의 고객이 그 모텔에 가게 되고 숙박비 4만원×200명이니 8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하게 되고 여기서 수수료 10%를 제외하면 720만원이 숙박시설에 입금됩니다. 이해가 편하도록 계산한 것이고, 실질 입금금액은 더 컸습니다.

당장은 야놀자가 200만원을 포기하고 수수료로 80만원만 벌게되는 것이죠. 모텔은 200만원 광고비를 냈는데, 4배를 야놀자가 매출로 올려주니 손해볼 것이 없는 거래가 되는 겁니다. 그와 동시에 야놀자 티비광고 등으로 야놀자앱 가입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2016년까지 약 3년간 200만원 이상 광고하는 숙박시설의 매출은 상당했습니다. 이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하지만 1만원 쿠폰이 널려있기 때문에 야놀자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바보소리가 나오던 시점부터 야놀자를 이용하지 않던 숙박시설의 매출이 감소합니다. 결국 숙박업경영자와 고객 모두 야놀자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또한 이 때부터 정상숙박요금인 4만원이 야놀자 회원들에게 3만원으로 인식됩니다.

야놀자라는 앱이 나오기 이전에는 사이트를 통해 신규나 리모델링 호텔, 테마가 있는 호텔, 더 좋은 호텔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2015년 이후부터는 대다수 숙박시설이 상향평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회원들은 굳이 더 좋은 숙박시설을 검색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더 저렴한 숙박시설, 더 많은 쿠폰할인을 찾게 됐습니다. 그 후로 야놀자는 200만원 중 일부만 쿠폰으로 전환시킵니다. 예전에는 200만원 광고비를 1만원쿠폰 200장으로 회원에게 뿌렸다면 그중 100만원 광고비는 수익으로 가져가고 100만원 정도만 1만원 쿠폰으로 배포하는 것이죠. 그러다 최상단광고를 500만원으로 올려버립니다. 그럼 500만원 광고하는 곳은 1만원 쿠폰을 300장 배포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200만원 광고하는 곳은 이전까지는 800만원이 야놀자로부터 들어왔는데, 이제는 400만원으로 매출이 줄고 500만원 광고하는 곳은 최소 1,200만원은 야놀자에서 입금해주게 된 것이죠.

야놀자 영업담당자에게 매출이 줄어든 이유를 물어보면 “경쟁 숙박시설은 최상단광고를 500만원으로 하는데 지난달 야놀자에서 입금해준 매출이 수천만원입니다. 광고비를 올려보시면 어떨까요”라는 답변이 돌아와 울며겨자먹기로 광고비를 올립니다. 그럼 다시 쿠폰이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다음 달 매출은 또 오릅니다. 이러한 식으로 모든 숙박시설이 최상단광고를 하게 되고 야놀자회원 숫자는 정해져 있으니 다시 매출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결정은 옆집으로 가는 손님이라도 뺏어와야하기 때문에 숙박요금을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4만원대가 무너지고 2만원대 숙박요금이 등장하게 된 겁니다. 이대로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자명한 사실입니다.

이렇게 10년간의 계획으로 야놀자는 2000년대에 광고효과는 늘었지만 모텔에서 광고비를 자꾸 줄이는 악순환을 해결하기 위해 야놀자앱을 통한 실시간예약시스템과 광고비를 쿠폰으로 뿌려버리는 신의 한 수 전략으로 야놀자강점기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칼럼에서 야놀자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앱은 회원을 기반으로 하고 야놀자앱도 회원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많은 회원이 모이게 되고 광고수익이 발생하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회원들을 위한 서비스는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하는 기업 중 한 곳입니다. 하지만 점점 더 내려가는 숙박요금 앞에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만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그렇다면 야놀자강점기인 시대에 숙박시설에서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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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보 현 대표
㈜자립
2020년 송파구청 청년호텔 살리기(송다온사업) 마케팅부분 멘토
유튜브 우리매장 네이버1등만들기 운영

(전)옐로유통 영업총괄팀장, 모텔가이드 영업팀장, 한국일보 기획광고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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