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만으로 가고 싶은 호텔을 만들다

중소형호텔의 경영목표는 수익률 극대화다. 집객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와 시설투자가 요구되지만, 동시에 과잉투자를 경계해야 하는 것도 경영자의 몫이다. 호텔월미여관은 과잉투자에 대한 부담을 인테리어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했다. 유니크한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가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디자인 자체가 경쟁력이 된 것이다. 우수한 호텔 디자인으로 독특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호텔월미여관의 조근태 대표를 만나봤다.

▲ 호텔월미여관의 조근태 대표
▲ 호텔월미여관의 조근태 대표

기자와의 생생 Talk, Talk

이 기자_호텔월미여관의 탄생 스토리가 궁금한데요?
조 대표_허름한 여관을 인수하고 인천의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리모델링이 시작됐습니다. 처음부터 개화기 당시의 모습을 연출하겠다는 생각에서 사진자료를 참고하고 실제 개화기 당시 건축물들도 살피고, 고령의 외할머니에게서도 많은 조언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개화기 당시의 디자인을 구축하면서 많은 어르신들이 추억을 되돌아보고 설레이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이에 가족단위 고객을 중심으로 한 숙박시설을 운영하겠다는 전략 아래 개화기 당시의 모습을 가급적 그대로 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기자_디자인을 완성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조 대표_자료를 찾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여전히 인천의 일부 지역이나 전국 곳곳에는 개화기 당시 모습이 남아 있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한옥 양식과 일본식 건축양식 등이 혼재되어 있는 특징적인 자료들을 참고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마치 역사책을 보듯 개화기 당시 건축물 자료들을 수집해 연구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일부 건축자재와 소품 등은 공산품으로 나온 것이 없어 주문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객실의 가구들은 전부 주문제작한 것입니다. 또한 바닥재도 국내 제품을 비롯해 베트남산 등을 모두 살폈지만, 겨울에는 온기를 머금고 여름에는 통풍이 잘되어 시원하고 관리가 쉬운 것은 역시 일본산이었습니다. 이에 우수한 품질의 바닥재를 수급해 설치했는데, 디자인 콘셉트와 일본산 제품이 만나 디자인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것 같습니다.

▲ 독특한 디자인으로 자발적 바이럴 마케팅에 성공한 호텔월미여관
▲ 독특한 디자인으로 자발적 바이럴 마케팅에 성공한 호텔월미여관

이 기자_한옥과 일본의 건축양식이 섞인 것 같은데요?
조 대표_개화기는 실제로도 여러 문화가 뒤섞인 혼란한 시기였고, 이 같은 혼란이 건축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일본식 건축양식을 도입한 것처럼 보입니다. 주로 직선적인 젠 스타일로 구현하고, 일본 특유의 건축자재들을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모두 한옥의 건축양식을 도입했습니다. 기와부터 일본식이 아닌 한국식이며, 창문은 한옥의 특징 중 하나인 창호의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했고, 내부의 구조들도 한국식 구조입니다. 침구류의 디자인 역시 우리나라의 전래인 청실홍실을 도입했고, 가구도 일본식이 아닌 한국의 전통가구 디자인을 주문 제작해 객실에 설치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을 완성한 이후 고객들의 반응에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기자_실제로도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워 보이는데요?
조 대표_디자인 외적으로는 저렴한 전통여관의 느낌을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고객층도 가족단위 고객들을 타깃으로 했습니다. 이에 28개 객실 중 일부는 객실 사이에 통로를 만들어 대가족이 머물 수 있도록 구현했습니다. 이는 특급호텔의 경쟁력을 차용해 구현한 것입니다. 숙박요금 자체가 저렴하기 때문에 사실은 객실 내에서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많지는 않습니다. 또한 자체적으로는 특별히 마케팅을 강화하지 않았는데, 고객들이 스스로 SNS를 통해 호텔월미여관을 소개해 주시면서 유명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9년 11월에 새로운 모습으로 개관한 이례 많은 고객들이 센세이션한 반응을 나타내주고 계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기자_코로나19 등 변수가 많아 개관 후 어려움은 없었나요?
조 대표_아무리 시설을 잘 해두어도 결국에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상권 분위기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월미도는 수도권에서 가깝게 바다를 즐기며 레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상권입니다. 가족단위 고객을 타깃으로 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월미도의 상권의 활기가 갈수록 가라앉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관광객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객실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렴한 여관을 경영전략으로 하고 있지만, 주변 관광호텔의 하루 숙박요금이 저희와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입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큰 위기가 없습니다.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올려주신 숙박후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덕분입니다.

이 기자_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조 대표_저희 호텔월미여관을 찾아주시는 고객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루프탑에는 바비큐나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시설물을 확충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상권의 활성화입니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놀이시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상황입니다만, 먹거리에 대한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점과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점이 개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호텔월미여관이 월미도의 상권 활성화와 함께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호텔월미여관 : 032-76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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