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후 매물로 등장, 4,000억원 안팎 거래

최근 숙박부동산 시장에서는 기존 숙박시설을 허물면서 주택, 원룸,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를 전환하는 시도가 많았다. 규모가 큰 특급호텔 시장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관광숙박산업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강남권에서 첫 특급호텔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이 40년 만에 용도전환을 앞두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강남호텔은 지상 12층 규모로 객실 331개, 회의실 11개를 갖춘 5성급 호텔이다. 서주산업개발이 지난 1981년 궁전호텔을 인수한 후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1982년에 개관한 것이 현재 강남호텔이다. 내년 1월 말 영업종료를 앞두고 있는 강남호텔은 서울 강남권에서는 최초의 특급호텔이라는 수식어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강남호텔은 매출부진에 시달렸고, 다른 특급호텔들이 타개책을 모색하던 상황이었던 지난 3월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실제 강남호텔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11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4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억원에서 53억원으로 늘었다. 2016년부터 쉐라톤 브랜드를 사용하며 매출을 늘려왔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이하면서 서둘러 호텔을 매각하게 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주산업개발은 최근 강남호텔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부동산개발업체인 더랜드를 낙점한 것으로 파악된다. 예상 인수가격은 4,000억원 규모다. 매각주관사는 삼성증권으로, 컨소시엄의 매수 및 금융자문은 KB자산운용이 맡았다.

더랜드는 부동산 개발기업이다. 1세대 디벨로퍼인 김완식 회장이 지난 2001년 설립했다. 주로 주상복합 건축물과 오피스텔을 개발해 왔으며, 서울 구의동의 주상복합아파트 ‘대림 아크로리버(340가구)’, 성산동 오피스텔 ‘상암 대우 마이홈’, 신도림동 주상복합 ‘신도림 SK뷰’ 등이 대표적이다.

더랜드 컨소시엄은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현재의 호텔건축물을 해체하고 대형 주상복합 빌딩을 신축할 계획이다. 강남호텔의 부지는 서울 지하철 3호선, 7호선, 9호선이 지나는 고속버스터미널역과 가깝고, 상업용지로 지정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거용 오피스텔 또는 상업용 오피스 빌딩 개발이 용이하다. 다만, 주거용시설을 제외하고 오피스 빌딩이 건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광숙박업계에서는 강남호텔의 매각을 코로나19 이후 숙박부동산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매각되는 첫 번째 특급호텔이기도 하다. 이는 중소형호텔과 비교해 지출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특급호텔들이 경영난에 더욱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강남호텔과 같이 부동산 가치평가가 높은 대형호텔들이 앞으로 매각시장에 줄줄이 등장할 가능성이 예견되고 있다.

실제 중소형호텔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부터 경매시장을 주목했다.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우수한 입지의 호텔들이 대거 경매시장에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높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강남호텔을 시작으로 대형호텔들의 매각이 늘어나고, 중소형호텔에 대한 투자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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