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에 걸쳐 포스트코로나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변화된 소비트렌드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이 치열한 것이다. 사실 관광숙박산업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부터도 다양한 문제점들로 영업환경이 크게 위축된 상태였다. 그렇다면 숙박업 경영자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할까? 고상진 대표가 이 같은 고민을 칼럼에 담았다. <편집자 주>

Covid-19 이전부터 숙박산업의 붕괴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었습니다. 코로나가 촉발한 것은 시일을 앞당겼을 뿐이지, 산업군의 위기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치킨집이 전 세계 맥도날드 가맹점보다 많은 3만6천여 개라는 숫자에 놀라면서도, 숙박업소 전체가 차지하는 6만여 개의 숫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경쟁 과열의 포화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모텔, 호텔, 게스트하우스 이후로 붕괴 되어가는 산업군을 대체할 대안에 대한 고민이 치열했습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으로 판매 채널이 변화하는 시대적 조류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코로나의 종식 시점에서 준비하려던 사업 시도는 종식 시점 자체의 불확실성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준비하는 자만이 대비할 수 있기에 사업의 토대에 해당하는 부동산과 건축물에 대한 고민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현재 가장 큰 변화에 대한 시도는 공유경제에 대한 도입에 있을 것입니다. 에어비앤비가 촉발한 시도라면 익숙하실 겁니다. 공유숙박은 공유경제라는 카테고리에서 출발했습니다. 숙박업이나 대중교통도 별장과 같은 세컨하우스나 자가용에 상응하는 상대적인 공유경제입니다. 한번 생산된 자원의 순환적인 공공재로서의 사용가치라는 측면에서가 아닌, 사업의 이용 측면에서 말이지요. 지금 가치가 상승하는 공유주방이나 공유오피스 등이 자원의 순환적인 이용으로서의 공유개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저 상품형태의 진화이고 부동산 전대차 혹은 마스터리스의 개념으로의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부터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많은 변화가 촉발되어왔듯이 숙박업의 새로운 변모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기존의 달방이거나 월세가 아닌 쉐어하우스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면 전혀 다른 상품이 됩니다. 에어비앤비가 숙박업의 공급을 확장시키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시켰다면, 쉐어하우스나 코리빙이라는 개념은 숙박업의 개념을 근저에서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조금 새로운 주거형식이라는 표현으로 공간에 대한, 더 정확히는 부동산 개념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근시적인 판단에 불과합니다.

무엇을 “어떻게”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왜”라는 고민에서 아주 심도 있게 접근해야 새로운 가치뿐 아니라 그것이 바꾸어 나갈 산업군의 변화에 따른 시장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지 사업이 되어서, 돈을 벌 수 있어서 한다는 것은 그저 상품은 무엇이고, 어떻게 유통하는지에 대한 한계를 도정할 뿐입니다. 그래서 “왜”에 천착해야 합니다.

주거 빈곤의 세대, 도시화의 가속화, 주택의 공공재로서의 역할, 그리고 도시환경 개선까지 고민하다 보면 숙박시장의 대안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새로운 산업이 기존 산업을 왜 대체하는 것인가를 볼 수 있습니다. 산업군 해체의 가속화는 방치될 수밖에 없는 숙박업 건물을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더 나아가 현재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사회 발전 방향의 순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성장한다는 표현은 어쩌면 선거판에서나 나올 프로파간다에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어야 하고, 더구나 다수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은 올바른 사회 변화의 측면에서 지당한 것입니다.

주택의 보급률은 이미 국내 총 세대수를 뛰어넘었습니다. 주택보급률은 지금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본인 명의로 법적 등기가 가능한 집이라고는 없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강원도 후미진 곳으로 가면 비록 작아도 사람이 지낼만한 집을 한 채 살 수야 있겠지만 생계를 좌우하는 직장 문제를 외면하고 강원도 골짜기로 훌쩍 떠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도시 집중화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이유겠지요. 집은 있으나 그 집이 정작 필요한 곳의 주택 보급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습니다.

그 집중된 도심 속에서도 구도심과 신도심으로 나누어지고, 삶이 풍족해지는 주거 및 생활공간의 가치는 너무도 높게 치솟고 있습니다. 전부 돈으로 치환되어 삶의 만족도는 금전의 크기와 비례되어 갈 뿐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건물이나 땅을 공공재로 활용할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방치해서 썩어 없어지더라도 무료로 나누지는 않습니다. 또한 무료로 나누라고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미덕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그것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것이 공유경제가 추구하는 가치고, 그 가치에 편승해 자본 자체가 이동합니다.

누군가 이제 흔한 공유오피스나 공유주방만이 아니라 새로운 공간에 대한 공유를 같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단순히 돈을 벌려는 노골적인 욕망에서 출발했으면 어떻습니까. 청년 세대를 위한 주거복지나,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구도심에 대한 파괴와 건설이 아닌, 리뉴얼을 통한 도심의 환경개선에 대한 고민까지 해결해줄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사업마인드를 가지면 됩니다. 아니, 그렇게 포장을 멋지게 해서 자본의 물꼬를 공유 주거의 방향으로 이동시켜나갈 것입니다. 그것이 단순한 숙박업이 아닌 숙박업 이후의 세상을 열어갈 숙박업소의 변화일 수도 있습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 상 진 대표
공간이노베이션(주)
한국형 게스트하우스 및
비즈니스 호텔 가맹점 60여개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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