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매출상승 이뤄진다

▲ 메리머드호텔 로비에서 만난 김관호 총괄이사
▲ 메리머드호텔 로비에서 만난 김관호 총괄이사

코로나19로 관광숙박산업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불황 속에서도 매출의 상승곡선을 이루어 내는 뛰어난 감각의 사람들이 있다. 메리머드호텔의 김관호 총괄이사는 이와 같은 뛰어난 식견을 지닌 숙박인 중 한명이다. 사실 관광숙박산업에서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영업이익의 목표치를 달성해 줄 훌륭한 파트너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훌륭한 투자자와 호텔리어의 만남은 그래서 중요하다. 김관호 이사에게 이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기자와의 생생 Talk, Talk

이 기자_요즘 같은 시기에 메리머드호텔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제 호텔 경영에 참여하게 되신 건가요?
김 이사_메리머드호텔의 위탁경영을 맡은 시점은 2019년 4월부터입니다. 사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했습니다. 처음 제안을 받고 호텔의 경영상태를 점검했을 때, 소위 타임세일로도 불리는 대실영업을 중심으로 한 모텔의 운영스타일이 심화되어 있던 상태였습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2018년 한 해 동안 월평균 매출을 살펴보면 약 3,000만원 안팎입니다. 43개 객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특히 근무자들의 실력도 매우 부족했습니다. 많은 경력의 직원들이 존재했지만, 대부분 영어 한마디 못하는 모텔근무 경력이 전부였던 직원들이었습니다. 결국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거듭 거절했지만, 계속된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워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경영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 기자_이사님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입니까?
김 이사_제가 위탁경영을 맡은 메르머드호텔은 대천 해수욕장에 위치해 있습니다. 우선 사람을 구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처음 가장 집중했던 것이 인력교체입니다. 경력이 아무리 오래됐어도 모텔을 경영하는 방식으로는 반전이 어렵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타성에 젖은 인력을 신규 인력으로 교체했습니다. 신규인력이라고 해서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모텔 경영방식을 습득한 인력은 아닙니다. 다음으로는 교육에 집중했습니다.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신규인력을 교육했고, 호텔운영솔루션을 만지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업무교육을 강화했습니다. 미래도 보장해 줬습니다. 인근에서 가장 높은 임금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시점에서는 이들이 천군만마로 매출을 끌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력에 대해 집중한 이후에는 시설에 집중했습니다. 모텔의 로비와 유사한 형태였던 공간을 특급호텔의 로비형태로 변화시켰고, 연회장을 구축했습니다. 객실도 액자 하나 없는 모텔디자인 형태에서 미들레인지급 호텔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마케팅 방식도 숙박예약앱에 의존하던 것에서 나아가 기업이나 협회, 단체 등의 행사를 유치하고, 오히려 숙박예약앱에 객실을 판매하는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경영전략과 시설을 모두 탈바꿈한 것이죠.

▲ 메리머드호텔의 스위트객실과 연회장, 카페테리아
▲ 메리머드호텔의 스위트객실과 연회장, 카페테리아

이 기자_2018년과 2020년 현재의 매출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김 이사_제가 위탁경영하면서 한 가지 철칙이 있습니다. 금전관리 부분은 철저하게 투자자에게 일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관리를 잘 해도 오해가 발생하고, 쉽게 분쟁으로 이어지기쉬운 부분이 금전관리입니다. 저는 경영에만 집중하고 비용처리는 지출결의서 등 철저한 서류작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도 대폭 축소시켜 제가 보유하고 있는 법인카드 외에는 모두 없앴습니다. 금전관리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지출 자체를 근절한 것과 함께 경영방식의 변화, 시설의 변화, 마케팅의 변화 등으로 연매출이 15억원 가량으로 올랐습니다. 이를 월평균매출로 환산하면 3,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뛰어오른 것이죠. 많은 투자가 이뤄졌지만, 이를 상회하고 남을 충분한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자_영업이익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 이사_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위탁운영을 거절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메리머드호텔의 경영방식이 모텔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설, 인력, 마케팅 등이 뿌리 깊게 모텔 경영방식을 따르고 있었고, 지배인급들도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고 하지만, 모텔 경영방식을 답습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영업이익의 개선이 어렵습니다. 숙박예약앱을 통해 대실에 의존하는 경영방식은 당장의 이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경영전략에서는 마이너스입니다. 객실의 회전율을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숙박업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호텔 경영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출근 즉시 업무파악과 금일 영업을 준비하는 김관호 이사
▲ 출근 즉시 업무파악과 금일 영업을 준비하는 김관호 이사

이 기자_숙박업 경영자들이 훌륭한 파트너를 만나려면 어떻게해야 할까요?
김 이사_키맨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 역시 총지배인 구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키맨을 잘 만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대화가 필요합니다. 상권에 대한 분석, 확실하고 명확한 경영플랜, 업무매뉴얼, 영업전략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비전이 뚜렷하다면 훌륭한 키맨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태반은 이와 같은 비전과 계획 없이 면접을 옵니다. 저 역시 총지배인을 구인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면접을 보고 있지만, 사전에 이 같은 경영전략을 수립한 분들이 적습니다. 경력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계획을 지닌 분들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파악하려면 많은 대화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호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옛것을 버려야 합니다. 또한 과감한 투자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키맨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입니다. 많은 숙박업 경영자들이 고정관념을 버린다면 훌륭한 키맨과 함께 어려운 영업환경을 개선해 나가며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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