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시설보다 많다는 무허가 불법펜션, 합법화 방안 마련될까?
등록시설보다 많다는 무허가 불법펜션, 합법화 방안 마련될까?
  • 이상혁 기자
  • 승인 2020.09.23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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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용지, 면적기준 제한 등으로 수십년 방치, 합법화 단체행동 이어져
▲ 울산시의회에서 합법화를 주장한 펜션협의회

그동안 관광숙박산업에서는 주요 관광지의 무허가 펜션이 영업신고된 등록 펜션의 규모를 웃돌 것이라는 풍문이 많았다. 실제 최근 강원도 동해시에서 실시한 펜션 전수조사에서는 51%가 무허가 불법펜션으로 확인된 바 있다. 결국 해당 펜션사업자들이 양성화의 필요성을 주장하기에 이르면서 합법화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십년 동안 방치되어 왔던 무허가 불법펜션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올해 초 강원도 동해시의 한 무허가 펜셔에서 가스폭발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설 명절 연휴였던 지난 1월 25일 발생한 이 사고로 일가족 7명이 사망하면서 무허가 펜션에 대한 큰 사회적 방향을 불러일으켰고, 동해시를 대상으로는 관리소홀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이에 동해시는 전수조사를 실시해 무허가 불법펜션의 규모를 파악했고, 총 312개의 펜션 중 165개소가 숙박시설로 등록하지 않은 무허가 펜션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허가 펜션들의 불법행위는 용도지역 위반 44개소, 건축물 용도변경 49개소, 기준면적 초과 45개소, 미신고 숙박시설 25개소, 용도지역 중복시설 2개소 등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동해시는 현행법상 등록 가능한 시설은 숙박시설로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합법화가 불가능한 경우 자진폐업하도록 유도하며, 불응할 시 고발 및 영업장 폐쇄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동해시의 이번 조치가 알려진 이후 각지의 무허가 펜션사업자들은 양성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법으로는 정상적인 펜션시설로 영업허가를 받거나 신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십수년간 펜션을 운영해 온 사업자들에 대해서는 구제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행법으로 구제할 수 없다면, 법률 개정 등 양성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해당 사업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최근 울산시의회에서는 울산 동·북구지역 펜션협의회가 합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상황이다. 지난 9월 9일 의회에서 진행된 간담회 자리에는 울산시 관계자 10여명을 비롯해 시의회 고호근 의원과 지역 펜션협의회가 참석해 무허가 펜션 합동단속 추진상황과 문제해결 등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서 펜션협의회는 합법화를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 펜션협의회는 지자체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년 동안 묵시적으로 양성화한 것인 펜션이라며, 이제 와서 불법이라거나 무허가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현행법으로 합법화가 어렵다면 공중위생관리법 또는 농어촌정비법 등을 개정해 기준면적 완화, 토지용도와 건축물 용도변경 기준 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어촌정비법에 따르면 농어촌민박의 기준면적은 230㎡다. 무허가 펜션들이 이 같은 기준면적 제한에 포함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요골자다.

그러나 이 같은 펜션협의회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무허가 펜션은 업종에 따른 세금납무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또한 면적기준을 완화할 경우 농어촌민의 소득증대 목적으로 도입된 농어촌민박업이 관광진흥법에 따른 호텔업이나 공중위생관리법의 숙박업과 다르지 않은 숙박시설로 전락되기 때문에 입법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더구나 숙박시설을 제한하고 있는 토지용도제한의 완화는 난개발로 이어져 주요 관광지의 자연경관을 해칠 수 있다. 현행 농어촌민박업 역시 대형 리조트나 펜션에서 숙박시설 허가형태로 편법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수십년 동안 관리당국이 방치해 온 무허가 펜션은 국가의 허술한 숙박업 관리체계의 부재가 촉발한 문제로 해석된다. 숙박시설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에 5만개에 달하는 숙박시설이 관리되고 있다. 전문성이 높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리하는 숙박시설은 고작 2,000여곳에 불과하다. 특히 6개부처, 6개 법률, 25개 업종으로 지나치게 숙박업종이 분산되면서 관지주체의 부재, 단속주체의 부재, 숙박시설 총량의 관리부재 등이 발생해 왔다. 앞으로 사회적 갈등을 촉발할 것으로 보이는 무허가 펜션을 관리하고 양성화하기 위해서는 전체 숙박시설을 주관하는 관리주체의 일원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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