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 최초 3대 가업승계 중인 백년가게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소상공인 성공모델 발굴을 위해 업력 30년 이상 가게(소상공인 등) 중 경영자의 혁신의지,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성, 영업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 ‘백년가게’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 8월 10일 발표된 2020년도 2차 백년가게 선정 결과에 따르면 속초시에 위치한 스마일호스텔이 국내 최초의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지난 2018년 백년가게가 처음 도입된 이후 숙박업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스마일호스텔 김정금 대표를 만나 백년가게로 선정된 비결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기자와의 생생 Talk, Talk

이 기자_우선 백년가게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전해주신다면?
김 대표_최근에 두 아들 덕분에 중국 샤먼시에 가족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와는 달리 샤먼시는 유럽풍의 분위기로 무척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그런데 가게마다 출입구에 역사와 전통을 알리는 글귀들이 많았습니다. 서구적인 도시 속에서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의 문화가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대 왜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문화가 없는 것일까? 특히 숙박시설은 일본의 료칸, 중국의 객잔 등과 같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콘텐츠가 왜 없을까를 고민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백년가게를 선정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다양한 경로로 백년가게에 숙박업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고, 1호가 나오려면 나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신청해 이번에 선정된 것 같습니다. 저희 스마일호스텔은 그저 문을 열었을 뿐, 앞으로 전국에 유서 깊은 숙박시설들이 백년가게에 선정되길 바랍니다.

▲ 숙박업 최초 백년가게로 선정된 스마일호스텔
▲ 자연스러운 엔띠크 분위기의 갤러리

이 기자_3대째 가업을 승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역사를 설명해주신다면?
김 대표_저희 스마일호스텔은 1974년 개장했습니다. 시아버님께서 60년대 전복죽을 만들어 팔아 버신 돈으로 지금의 자리에 스마일모텔이라는 상호로 숙박시설을 건축했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시아버님으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아 경영을 시작한 것은 1982년부터입니다. 시아버님께서 감각이 좋으셔서 1970년대에 만드신 스마일이라는 상호를 그대로 이어받아 1995년 전면 리모델링을 단행하면서 스마일리조트로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아들이 가업을 승계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투입되어서 게스트하우스로 개선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이 외국을 많아 다녀 해외에서 접했던 훌륭한 아이템들을 도입한 것이죠. 앞으로는 호스텔로 변경해 관광진흥법에 따른 지원을 활용하려고 합니다. 계속해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기자_80~90년대의 관광숙박산업은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김 대표_여기 설악동은 단체고객이 중심이었습니다. 당시 저희 스마일리조트의 경우 한번에 300명씩 숙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대절버스만 100대 정도가 모입니다. 저희 숙박시설의 주차공간이 모자라서 인근의 숙박시설에 4대씩, 5대씩 분산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단체고객을 유치하면 설악동 전체 상권이 들썩일 정도였죠. 직원들도 지배인이나 레스토랑 주방장 등 8명까지 고용해 단체고객들을 맞이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런대 갈수록 단체고객 비중이 줄었고, 이에 발맞춰 아들이 설악동 최초의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해 또 다시 지역상권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숙박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스마일호스텔의 객실
▲ 스마일호스텔의 객실
▲ 엔띠크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로비
▲ 엔띠크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로비

이 기자_대한숙박업중앙회 설악동지부장을 역임 중이신 것으로 압니다. 어떤 대외활동들을 하고 계십니까?
김 대표_강원도지회장님께서 우리 숙박협회에서 동으로는 유일하게 설악동이 지부로 인정받았을 만큼 중요하다고 말씀 주셔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숙박협회 뿐 아니라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주는 못가지만 꼭 필요하면 새벽같이 일어나 할 일을 모두 마치고 활동하기도 합니다. 소상공인연합회를 통해서는 한국관광공사나 중소벤처기업부에 우리 숙박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지역경제에도 많이 기여해 왔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행사에도 가급적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방송출연도 많았고,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한국관광공사의 굿스테이를 유치한 것도 설악동에서는 최초였습니다. 무엇이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숙박업의 발전을 위해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면 그저 열심히 매진한 것 뿐인데, 정말 많은 대외활동을 해왔던것 같습니다. 방송출연도 많아서 가끔 고객들이 알아보기도 하고, 방송을 시청한 고객들이 일부러 저희 시설을 찾기도 합니다. 대외활동이 사업에 지장을 주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기자_앞으로 백년가게를 위해 어떤 일들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김 대표_솔직히 말씀드려서 아들에게 가업을 승계하기 전에 지금의 스마일호스텔을 매매할까 아들과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펄쩍 뛰면서 40년이 넘게 기반을 갖춘 숙박시설을 어떻게 매매하느냐며 속 깊은 이야기를 전해 놀라웠습니다. 어머니의 눈에는 철부지 어린아이로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제법 가업에 대한 생각이 있더군요.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제가 시아버님으로부터 가업을 승계한 것과 같이 우리 집안의 사업을 이어받을 훌륭한 며느리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소원을 이룬 것 같습니다. 저보다 더 열정적으로 시설을 관리하는 며느리가 올해 저희 집안에 들어왔네요. 집안에 복덩이가 들어왔으니 아무런 걱정이 없습니다. 이름만 백년가게가 아니라 진짜 백년가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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