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A와 숙박시설 모두 “판매할수록 손해” 정책실효성 의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가 오는 8월 14일부터 국내 온라인 숙박예약 시 할인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K-방역과 함께 하는 대국민 숙박 할인쿠폰’ 지원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에 참여한 숙박예약플랫폼과 숙박업 경영자들에게는 자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역마진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에 따르면 숙박할인쿠폰 지원사업은 ‘K-방역과 함께하는 관광 내수시장 활성화 대책’ 일환으로 실시된다. 이미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로 위축된 관광산업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안심관광자유여행객숙박바우처 제도를 통해 1박당 1,000대만달러를 지원하고 있고, 일본은 고투트래블 캠페인을 통해 1박 기준 최대 2만엔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8월 14일 오전 10시부터 27개 온라인여행사(OTA)를 통해 숙박예약 시 개인당 1회 할인쿠폰 발급을 시작한다. 다만, 투숙일자는 비성수기 활성화 및 추가 관광수요 창출 목적을 위해 9월 1일부터 10월 말까지 기간으로 한정해 실시된다. 8월 14일부터 대국민 숙박할인쿠폰이 발급되지만, 쿠폰을 적용해 투숙가능한 일자는 9월부터 10월 사이라는 것이다.

또한 쿠폰을 발급받은 당일 오전 10시부터 익일 오전 7시 이내에 숙박시설을 예약하지 못하거나 예약취소 등으로 사용하지 못한 경우 자동으로 무효로 처리된다. 다만, 전체 쿠폰이 소진되기 전까지는 재발급이 가능하다. 쿠폰 발급규모는 100만장으로, 3만원 할인권(숙박요금 7만원 이하) 20만장과 4만원 할인권(숙박요금 7만원 초과) 80만장이다. 해외 OTA, 대실, 무허가 숙박시설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각 27개 OTA가 대한민국 숙박대전을 통해 다양한 기획상품전, 카드할인, 포인트적립, 할인쿠폰 중복지원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동시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기관들도 대한민국 숙박대전에 참여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문화누리카드’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온라인예약이 어려운 장애인을 지원한다. 또 한국관광품질인증숙소 프로모션이 진행될 예정이며, 무허가 불법숙박시설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이번 사업의 주체인 공사는 국내 대부분의 OTA와 숙박시설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업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의 현장에서는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역마진 우려는 OTA 플랫폼은 물론, 숙박업 경영자 모두에게서 제기되고 있는 불만이다. 각자 5,000원의 자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먼저 플랫폼사들은 수억원대의 손해를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플랫폼사는 사업구조가 예약건당 5,000원의 자부담이 발생하고, 프로모션까지 연계하면 역마진이라며 국민들이 자사의 플랫폼을 많이 이용할수록 손해가 커지기 때문에 수억원의 마이너스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이번 사업에서 빠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불이익이 예상되고, 사실상 모든 국내 OTA가 이번 사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자사의 회원들이 빠져나가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한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정부에서 이번 사업을 추진한 방식을 보면 논의나 협의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통보한 이후 따라주어야 한다는 느낌이 강했다”며 “일부 플랫폼들은 할 수 없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참여하고 있고, 일부 대형 오픈마켓만 수혜가 예상되고 있어 큰 불만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드러내놓을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플랫폼은 역마진을 기정사실로 하고, 그동안 온라인을 이용하지 않았던 신규 회원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이 같은 불만은 숙박업 경영자들도 마찬가지다. 한 숙박관련협회 관계자는 “예를 들어 하루 숙박요금이 7만원인 객실이 판매되면, 10,500원을 OTA가 수수료로 띠어가고 숙박할인쿠폰의 5,000원인 자부담을 적용하면 15,500원의 손해가 발생해 1박 숙박요금에서 22%의 마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감안해 요금을 올리면 당연히 숙박시설들이 욕을 먹을 것이고, 일방적인 통보를 그대로 따르자니 역마진이 예상되는데, 코로나19로 어려운 관광숙박산업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에서 왜 자부담이 있는지, 왜 역마진이 우려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더해 특정 업종에 대한 불이익도 논란이다. 중소형호텔과 모텔로 대표되는 숙박업의 경우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면 1박 이상 연박을 지원하지 않고, 시간단위로 객실을 판매하는 이른 바 대실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하지만 대실이 제외됐고, 연박이 아닌 경우 자부담의 비율이 커진다. 이에 따라 기본 숙박요금 단위가 높은 특급호텔 등 대형숙박시설만 정책적 수혜를 얻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뒤따르고 있다.

사실 일일 숙박요금이 4만원~7만원 사이를 형성하고 있는 중소규모 숙박시설 중 대표적인 펜션, 중소형호텔, 모텔 등은 전국 5만여개로 국내 숙박산업의 중심 축이다. 반면에 특급호텔 등 대형숙박시설의 규모는 2,000여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운 관광숙박산업의 영업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내놓은 대국민 숙박할인쿠폰 사업이 정작 정책을 반겨야 할 산업 내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 참여 온라인여행사 및 주요 프로모션 현황 (제공=한국관광공사)
▲ 참여 온라인여행사 및 주요 프로모션 현황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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