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누구를 위한 관광산업 규제혁신인가 - 고상진
[전문가칼럼] 누구를 위한 관광산업 규제혁신인가 - 고상진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0.07.02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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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에서는 공유숙박 법제화를 연내 도입하겠다는 정책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또한 규제완화를 통해 신규 숙박시설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아직 허용되지 않은 산악지역의 호텔 건립까지 허용하겠다는 규제완화도 발표했다. 많은 내용이 발표되면서 기존 관광숙박산업에 긍정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필자가 이번 칼럼에서 정부 발표를 분석했다. <편집자 주>

▲ 공유숙박 법제화가 거론된 혁신성장전략회의 현장
▲ 공유숙박 법제화가 거론된 혁신성장전략회의 현장

2020년 5월 16일 정부는 ‘제5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주재하여 “케이-방역과 함께하는 안전한 국내 여행으로 관광 내수 살린다”라는 보도자료를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필자는 자료내용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보도자료 중 규제혁신과 관련한 특징적인 내용으로는 1. 관광숙박업의 분류체계 개편 및 등록기준 완화를 통해 신규 숙박업 창업 활성화 2. 관광지 및 관광단지의 경미한 시설변경 절차 간소화 3. 공유숙박업의 전면 허용을 통해 한국형 에어비앤비 등 플랫폼 사업 활성화 4. 폐교시설의 야영장 전환 시 특례적용 그리고 신소재 글램핑 시설 허용 5. 산림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특례법을 제정하여 산악호텔 등 산지를 활용한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이 주요 골자입니다.

이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토건공화국의 실상을 명확히 보여주는 산악호텔과 숙박업 창업 활성화 항목, 그리고 플랫폼 사업 활성화에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고사 상태에 있는 숙박업계에 관광산업 규제혁신 추진방안이라고 하는 것을 내어놓는 정부의 의도가 의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6만여 개에 달하는 합법적인 숙박업소가 부족해서 신규 숙박업 창업을 활성화하고, 모든 하천을 콘크리트로 쏟아 부어 생태계를 망가트린 것으로도 부족해 푸르른 산까지 산악호텔이라는 명목으로, 아름다운 강산을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산악호텔을 건설하라고 특례법까지 제정한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정책입니다.

게다가 전년 대비 마이너스 80-90% 이상 곤두박질을 친 숙박업소의 매출 수준을 모르지 않을 텐데 불법 민박업소들을 면책해주는 공유숙박업의 합법화가 가당한지 묻고 싶습니다. 이러한 규제혁신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힘들어진 호텔 내수시장 활성화와 어떤 관계인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쓸데없이 방만한 규제를 철폐한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소식입니다.

하지만 이 항목은 신규 시장진입의 양성화일 뿐 기존의 업계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었던 ‘관광숙박 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으로 숙박시설의 초과 공급은 엄청났습니다. 이로 인해 호텔 산업이 전반적으로 힘들어졌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돈을 버는 것은 건설업자나 토지소유주에 한정되었고 내수 경기나 숙박산업의 부양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특별법으로 용적률을 1300%까지 완화해주었고, 대출금리도 1% 수준에서 지원해주었습니다. 건축법상 상위군인 숙박시설은 하위군인 근린생활시설로의 전환은 신고 사항에 불과합니다.

그럼 일단 특별법을 이용해 숙박시설로 지어놓고 어느 시점에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를 바꾸면 그만입니다. 그러니 이 특별법상에서 어느 지주가, 어느 건설사가 호텔을 짓지 않겠습니까. 이런 특별법이 관광산업의 어느 면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었을까요. 그런데 여기에 더해 산림휴양관광시설을 도입하겠다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고 누구나 공공재로서 누려야 할 천혜의 자원을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독점하겠다는 발상일 뿐입니다. 게다가 불난 집에 기름 뿌리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의 내국인 숙박까지 제도화하겠다는 발상은 대체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현재 서울시에 정식 등록된 도시민박업은 2천여개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에어비앤비에 등록되어 영업 중인 ‘게스트하우스’는 약 2만여개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관계당국에서 시범적으로 허용하겠다는 공유민박업소는 4천개입니다. 법이 있어도 지키지 않고, 외려 법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상황입니다. 공유숙박업의 제도화를 보면 정말 환장할 노릇입니다. 여행 성수기에 경포대나 해운대의 숙박업소가 부족했지, 서울이나 경기 등의 도시지역에 부족한 적은 없었습니다. 공유숙박업은 서울 지하철 반경 1킬로미터 이내의 게스트하우스 4천여개로 일단 시범사업으로 운영해보고 법 제도화하겠다는 겁니다.

그게 여행 성수기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에어비앤비 등의 플랫폼의 불법을 양성화하겠다는 표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매출의 20% 이상을 봉이 김선달처럼 착취하는 국내외 OTA업체로 인해 숙박업계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상황인지 모르는 정책입안자들에게 정말 답답합니다. 정말 적폐는 직선제 정치인보다 그들을 알게 모르게 조종하는 고시제도가 잉태한 엘리트 집단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드는 보도자료였습니다. 숙박업중앙회가 분명한 의지를 담아서 입법과정에서나마 통일된 한목소리를 전달해야 합니다. 이러다 숙박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습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 상 진 대표
공간이노베이션(주)
한국형 게스트하우스 및
비즈니스 호텔 가맹점 60여개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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