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국내 재고분 소진, 중국 생산공정 5월 정상화 먹구름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관광숙박산업 뿐 아니라 국내 전체산업에서 5월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원자재값은 폭등하고 시장에 흐르는 자금은 멈춰서 사회 전반에 걸쳐 폐업과 도산기업이 증가하는 위기론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5월 위기론의 중심은 국내 건축자재 및 호텔용품 재고분과 중국 생산공정에 있다. 우선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건축자재와 호텔용품의 재고가 4월말이면 대부분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생산공정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제품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며,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국내생산물량만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중국에서 제조된 제품들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국내생산물량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결국 호텔 건축자재와 용품가격이 4월 말 이후 폭등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5월이라도 중국 생산공정이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지난 3월 16일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에서는 전국 공장 조업재개율이 90%에 달한다고 발표했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이와는 반대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는 공장들이 에어컨만 가동해 두는 등 눈속임에 나서고 있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앙정부와 달리 지방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와 관련해 강력한 방역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 간 인구이동 제한은 물론, 본래 주민이거나 불가피한 이유로 다른 지역에서 이동된 사람의 경우 14일 간 격리조치를 시행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중국 현지에서도 확진자의 격리환경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 자발적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이는 공장이 정상화를 위한 인력을 제대로 갖추기 어려운 이유이며, 5월까지도 정상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자금회전이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도 5월 위기설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이미 관광숙박산업은 여행객 감소와 외출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숙박예약율이 급감했고, 중소여행사는 폐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시장에 유통되는 자금이 사실상 전무해 숙박업 경영자들 역시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높고, 누적된 피해가 4월을 넘어 5월까지 이어질 경우 도산과 폐업을 줄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관광숙박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누적된 위기가 가시화되는 시점이 5월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경제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정부정책이 반전의 여지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정부는 지난 3월 19일 코로나19와 관련한 첫 비상경제회의를 실시했다. 이날 자리에서 정부는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도산위험, 금융불안 해소 등을 위해 긴급경영자금 신규 지원 규모를 12조원까지 늘렸고, 대출이자 납부유예, 대출원금 만기 연장 등의 대책도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시중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 보험, 신협, 새마을금고, 카드사 등 제2금융권 전체가 동참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제정책이 어두운 경제전망을 끌어올리기에는 늦었다는 시각도 많다. 코로나19가 빠른 시일 내 종식되지 않는 한 5월 이후에도 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적인 금융사들은 한국의 경제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하향조정했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 19일,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0.8%로 하향조정했다. 일본계 노무라증권도 지난 3월 6일 한국의 GDP 성장률이 0.2∼1.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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