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숙박업 법률정보
판례 : 대법원 2013도7947 판결

최근 룸카페, 멀티방 등은 기존 숙박업 시설의 타임세일(대실) 기능과 같이 일종의 룸(방) 안에 침대와 샤워시설까지 갖추고 숙박업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숙박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지어 복합유통게임제공업자 중 일부는 숙박을 제공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라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실제 멀티방과 같은 복합적인 시설은 숙박을 제공하더라도 괜찮은 것일까? 대법원은 지난 2013년 이에 대한 문제제기에 명쾌한 해석을 내놓아 살펴본다.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은 숙박을 제공해도 불법이 아니다?
지난 2013년 12월 12일 대법원이 선고한 2013도7947 사건은 복합유통게임제공업자가 신종 자유업종이며 숙박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숙박업이 아니고 설령 숙박업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2009년경 단속 당시 검사가 숙박업소가 아니라고 판단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를 받은 바, 불법 숙박업 운영에 따른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항소건이다. 즉,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의 영업 목적은 숙박이 아니기 때문에 불법숙박업 운영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항소의 취지다.

이를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사 숙박업종인 멀티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에서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은 청소년게임제공업 또는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과 이 법에 의한 다른 영업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한 영업을 동일한 장소에서 함께 영위하는 영업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소년게임제공업이란 아케이드게임장으로도 표현되는 오락실을 의미하며,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은 PC방의 법적 명칭이다. 즉, 오락실 또는 PC방을 운영하면서 휴게음식점업, 노래연습장업, 당구연습장업, 도서대여점업 등 전혀 다른 업종을 추가 운영할 경우 영업신고가 가능한 업종이라는 것이다.

해당 사건 당시 멀티방은 복합유통게임제공업으로 시설허가를 받고 영업장 내부에 노래방과 같은 방을 조성하고 노래방, PC게임, 영화감상 등을 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시설로, 새롭게 출현한 신규 업종이었다. 하지만 실내에 침대나 샤워부스 등을 설치하기도 하며, 청소년 탈선의 온상으로 지적되면서 기존 숙박산업에는 악영향을 미쳤던 업종이다.

숙박이 영업목적이 아니라도 숙박제공은 불법
사건번호 2013도7947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공중위생관리법은 공중이 이용하는 영업과 시설의 위생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위생수준을 향상시켜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공중위생영업이라 함은 다수인을 대상으로 위생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으로서 숙박업 등을 말하고, 숙박업이라 함은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도록 시설 및 설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을 말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숙박업에서 제외되는 시설로는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농어촌민박사업용 시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연휴양림 안에 설치된 시설 ▲청소년활동진흥법 제10조 제1호에 의한 청소년 수련시설을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피고인이 운영한 시설에 ▲48개의 객실이 설치되어 있고 각 객실이 외부와 완전히 구분·독립되어 있었던점 ▲객실이 VVIP, VVIP스파, VIP, 특실, STANDARD, 단체룸 등 등급이 구분되어 있었던 점 ▲각 객실이 침실과 욕실로 구분되고 침실에 침대와 침구, 소파 등이 구비되어 있고 욕실에는 욕조와 샤워시설을 갖추고 있었던 점 ▲각 객실에 구비된 침대와 침구, 욕조와 샤워시설이 일반적인 숙박업소와 유사한 점 ▲카운터에 비치되어 있는 요금표에 객실 등급 및 용도(숙박과 대실), 이용시기(주중과 주말)에 따라 요금이 별도 책정되어 운영된 점 ▲손님에게 타월과 1회용 세면백을 제공한 점 ▲침대시트 교환, 객실 청소, 모닝콜 등 부대서비스가 제공된 점 ▲건축물대장에 숙박업소(여관)로 등록되어 있었던 점 ▲카운터와 객실 및 객실로 통하는 복도로 구성되어 있어 숙박업소에 적합한 구조와 형태를 갖추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을 운영했다고 해서 불법 숙박업을 운영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며 항소를 기각했으며, 이는 유사 숙박업종에 경종을 울렸던 판결로 기억되고 있다.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도7947 판결

숙박업소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하여
공중위생관리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은 공중이 이용하는 영업과 시설의 위생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위생수준을 향상시켜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법 제1조), “공중위생영업”이라 함은 다수인을 대상으로 위생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으로서 숙박업 등을 말하고, “숙박업”이라 함은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도록 시설 및 설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을 말하며, 다만 농어촌에 소재하는 민박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법 제2조제1항 제1호, 제2호).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숙박업에서 제외되는 시설로 ①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농어촌민박사업용 시설, ②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연휴양림 안에 설치된 시설, ③청소년활동진흥법 제10조 제1호에 의한 청소년 수련시설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법의 목적, 위 규정들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영리의 목적으로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는 시설 및 설비 등의 서비스를 계속적·반복적으로 제공하는 행위는 법령이 정한 제외규정에 해당되지 않는 이상 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서 규정한 숙박업에 해당하고, 같은 시설 등에서 복합유통게임 등을 제공한다고 하여 위 숙박업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운영하는 ○○○○○○텔에는 총 48개의 객실이 설치되어 있고, 각 객실은 외부와 완전히 구분·독립되어 있으며, 객실은 VVIP, VVIP스파, VIP, 특실, STANDARD, 단체룸 등 객실의 크기와 설비의 수준 등에 따라 등급이 구분되어 있는 점, ② 각 객실은 침실과 욕실로 나뉘어 있고, 침실에는 침대와 침구, 소파 등이 구비되어 있으며, 욕실에는 욕조와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는 점, ③ 각 객실에 구비된 침대와 침구, 욕조와 샤워시설은 일반적인 숙박업소에 비치된 것과 유사한 것으로 간이하게 휴식을 취하기 위한 용도의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④ 카운터에 비치되어 있는 요금표에 앞서 본 객실 등급 및 용도(숙박과 대실), 이용시기(주중과 주말)에 따라 구분하여 요금이 책정되어 있는 점, ⑤ 손님에게 타월과 1회용 세면백을 제공하였고, 특히 1회용 세면백에는 1회용 면도기 등 위생용품과 콘돔 등이 들어 있으며, 침대시트 교환, 객실 청소, 모닝콜 등 숙박에 필수적인 부대서비스가 제공된점, ⑥ 위 ‘○○○○○○텔’이 있는 건물은 건축물대장에 숙박업소(여관)로 등록되어 있고, 카운터와 객실 및 객실로 통하는 복도로 구성되어 있어 숙박업소에 적합한 구조와 형태를 갖추고 있는 점, ⑦ 피고인이 성남세무서에 ‘○○○○○○텔’에 대한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업태를 ‘숙박’으로 표시한 점, ⑧ 영업장에 설치된 간판이 ‘○○ ○○○○ 텔 ♨’로 되어 있는바 숙박업소로서의 설비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문구와 기호가 포함되어 있는 점, ⑨ 공소외 1, 2, 3은 경찰에서 ○○○○○○텔에서 숙박료를 주고 숙박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텔 운영은 영리의 목적으로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는 시설 및 설비 등의 서비스를 계속적·반복적으로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법령이 정한 제외규정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서 규정한 숙박업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텔에서 복합유통게임을 제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숙박업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다음 호에서는 ‘행정기관 실수로 허가된 숙박시설의 허가취소처분’에 대한 대법원 판단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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