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주택 임대차계약 후 2층 침대 설치해 숙박제공

▲ 대림동 차이나타운 (출처=대한민국역사박물관)
▲ 대림동 차이나타운 (출처=대한민국역사박물관)

중국 동포들의 거주율이 높은 서울 대림동과 가리봉동 일대에 중국 동포들이 직접 운영하는 불법 숙박시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근 숙박업 경영자들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관할 지자체에 많은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지자체에서는 현황파악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불법 숙박영업 현장 적발이 어렵다는 입장만 나타내고 있다.

해당 지역 숙박업 경영자들은 중국 동포들의 불법 숙박영업으로 매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상권 자체가 중국 동포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동포들이 숙박시설을 이용하지 않으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다. 특히 불법 숙박영업이 횡행한지 오래됐지만, 이를 단속해야 할 지자체는 뒷짐만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동포들의 불법 숙박영업은 주택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통 3룸 이상의 주택을 임대차계약을 통해 빌린 후 내부에 2층 침대를 여럿 두고 숙박요금을 받으며 또 다른 중국 동포들에게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 1인 기준 월 20만원 안팎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불법 숙박업주는 방 1개에 3~4명을 받기 때문에 당초 임대차계약을 통해 지불하고 있는 월세를 넘어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다. 이 같은 불법 숙박영업은 2016년부터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도 중국 동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지역경제마저 흔들고 있다. 단지 숙박업 영업환경에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 내 임대사업 부문에서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일거리를 찾는 중국 동포들이 숙박시설에서 거주하다 사정이 나아지면 월세방을 구하지만, 불법 숙박업소들의 난립으로 월세방을 구하는 사람들마저 감소해 임대사업자들마저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더구나 해당 지역 내에서는 공유숙박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치부되고 있다. 공유숙박 역시 불법 숙박영업행위라는 점에서 같지만, 공유숙박은 최소한 숙박시설을 노출하는 플랫폼을 통해 소재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동포들이 운영하는 불법시설은 한국인은 접근하기 어려운 경로를 통해 전파되고 공유되기 때문에 소재를 파악하기 어렵다. 더구나 불법영업현장 적발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일반 주택가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져 수사반경도 지나치게 넓다.

또한 지자체와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일부 숙박업 경영자들은 중국 동포들이 궁지에 몰렸을 때 나타나는 폭력적인 성향이 지자체와 경찰 공무원들이 민원을 소극적으로 대하는 원인 중 하나라며, 지역경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당장 지자체에서 중국 동포들이 운영하는 불법 숙박시설의 현황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자체에서는 이와 같은 사례를 처음 들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인수인계를 받았다는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숙박업 경영자들이 그동안 많은 민원을 제기했었다는 사실을 전하자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주소지와 호실까지 물증이 있는 상태의 신고가 이루어져야만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만약 수사가 필요하다면 지자체에는 수사권이 없어 경찰과 합동으로 민원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단속은 주택가가 대상이기 때문에 반경이 지나치게 넓어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더구나 구로구청은 대림동과 경계지역으로 구로동 일부 지역이 영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등포구청에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결국 지자체가 손 놓고 있는 사이 발생하는 영업피해는 서울 중심상권의 숙박업 경영자들만 떠안고 있는 상황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지역합동단속반을 조직해 불법 숙박시설의 현황을 파악하는 등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저작권자 © 숙박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