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통신과 디지털 기기의 발전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디지털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제는 일상과 업무의 경계가 허물어져 일이 내 삶 속에 들어오거나 반대로 일과 삶을 완전히 구분하는 등 자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다. 이들의 욕구를 숙박시설에서는 어떻게 풀어줄 수 있을까? 이번 칼럼에서 이에 대한 해법을 살펴볼 수 있다 . <편집자 주>

디지털 유목민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는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용어의 의미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장비를 기반으로, 일과 주거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생활을 뜻하며, 1997년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에 의해 소개된 용어입니다. 이후 2010년에 BYOD(Bring Your Own Device) 바람이 불면서, 개인 소유의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하나의 새로운 트랜드 축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현재는 전세계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이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상호 일과 주거 정보를 공유하며 유목민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노마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거주지를 이사하고 직장을 옮기거나 직업 자체를 전환하는 것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디지털 노마드 생활은 많은 사람들이 동경합니다. 커피숍에서 이메일을 확인하고 바닷가에서 리포트를 작성하거나 캠핑카에서 월마감 업무를 봅니다. 서울에서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제주에서 이용자의 반응을 체크하고 수정계획을 수립하는 등 자유롭게 생활과 일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 직업의 특성에 따라 이런 삷의 영위 가능여부가 정해집니다. 블로거, 마케터, 작가, 디자이너, 기획자, 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형태의 직업군이 이러한 삶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직업군을 바꾸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위에 언급한 적극적 디지털 노마드의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재택근무, 원격지 업무, 출장지에서의 일과 여유의 공유, 휴가 중 긴급한 사항에 대한 유연한 대처 등을 의미합니다. 또한 주중에 처리하지 못한 일을 주말 강원도 펜션에서 잠깐의 틈을 내서 처리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이미 대다수의 현대인은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호텔에서 준비할 사항들
최근 트랜드를 고려해보면, 커피숍은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님을 아실 것입니다.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것 외에도 학생들의 숙제, 직장인의 업무,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가정주부, 소규모 그룹의 미팅 등 다양한 삶이 흘러가는 공간입니다. 이와 동일하게, 호텔 또한 디지털을 기반으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위해, 그들 입장에서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 객실 및 로비 등에 적절한 공간과 비품의 준비: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이용에 적합한 탁자나 의자, 소파 또는 태블릿 거치대의 제공 등을 의미합니다. 노트북, 일체형 컴퓨터, 회의실 등의 비즈니스 공간 제공도 포함됩니다. 전원공급용 콘센트나 충전용선의 비치는 기본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충전용 ‘마이크로5핀 케이블’과 ‘라이트닝8핀 아이폰용 케이블’ 그리고 최근 공용케이블로 확산되고 있는 ‘C타입 케이블’이 필요합니다.

- 고속 통신망 및 와이파이 설치와 접속 정보의 공유: 데이터 무제한이 아닌 고객에 대한 배려입니다. 고가의 전용 통신망 또는 일반적인 통신망의 이중 구성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2개 이상의 회선 계약시 서로 다른 통신사와의 계약을 통해 통신망 전체가 동시에 다운되는 리스크를 회피하여야 합니다. 또한, 직원들의 업무망과 고객에게 오픈되는 와이파이 통신망을 분리하여야만, 투숙시간대 프론트에서 기다리는 고객들이 시청하는 유투브 방송으로 인해, 체크인시스템의 통신 속도가 느려지고, 다시 고객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악순환도 없앨 수 있습니다.

- 장비 인증, 대역폭관리, PNP(플러그앤 플레이) 장비의 도입: 시설 내에 모두에게 오픈된 인터넷 이용자, 암호가 있는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이용자, 객실번호와 이름으로 완성되는 암호를 이용하는 투숙 고객, 초고속 전용 통신을 이용하길 원하는 유료 고객 등에 대한 서비스를 검토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명의 유투브 이용자가 시설내 통신망의 90% 이상을 독차지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이용자별 최대 대역폭 관리 기능도 검토 대상입니다. PNP장비는 보안성이 설정된 노트북을 보유한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에 대한 배려로 특급호텔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 디지털 라이프 트랜드의 제공: 위에 기술한 시설, 분위기 등의 종합적인 환경이 디지털 트랜드에 적합하다고 고객이 느끼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디지털라이프, 일, 여행을 통한 휴식, 도시에서의 여유 등에 대해 고민하는 고객에게 편리함과 안락함을 제공하게 됩니다.

디지털 트랜드
디지털에 친숙해진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시설, 환경 등이 고객에 맞게 조정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사항중 ’디지털 라이프 트랜드의 제공‘이 가장 중요한 항목입니다. 예약시 받는 예약확인 문자, 호텔 입구에 설치된 DID 광고판, 로비에 비치된 체크인 키오스크, 빠른 체크인과 객실키카드의 발급, 스마트폰으로 받는 무선 도어락의 디지털키, 객실내 편리한 전원제어, 차량호출용 소형모니터, 투숙 중에 받는 안내 메시지와 스마트폰을 이용한 컨시어지 서비스나 룸서비스의 신청, 시설내 비치된 노트북이나 테블릿의 이용,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탑재된 TV, 간단한 정산 및 퇴실처리나 스마트폰, 키오스크를 이용한 셀프 체크아웃 등 호텔의 예약과, 입장, 퇴장의 흐름에서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디지털 트랜드의 느낌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소수의 고급 비즈니스 고객 케어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환경의 제공은 이미 수십년전부터 국내외 특급호텔에서는 운용되고 있었습니다. 2000년도를 넘어서 IT 트랜드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모든 국민이 디지털 라이프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젊은 층일수록 영향력은 더 크고 막강합니다. 이렇듯 디지털 라이프에 익숙해져가는 고객에서 친숙함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삶에 친밀하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 할 것입니다.

위의 모든 기능과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은 중요치 않습니다. 호텔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하고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트랜드를 느끼게하기 위한 노력과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워라밸(워크 라이프 밸란스)은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일과 삶을 구분하는 시각에서의 트랜드입니다. 이에 비해 ’디지털 노마드’는 워라쉐(워크 라이프 쉐어), 일과 삶의 공유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각에서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도인 것입니다. 일도 삶의 일부임을 인식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보시고 좋을 결과를 얻으시길 기원합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박기현 대표 / 주식회사 루넷
(현) 창업·중소기업포털(Expertbank) IT기술상담위원
연세대 경영대학원, 정보시스템감사사(CISA),
IT거버넌스전문가(CGEIT)
동원엔터프라이즈, LG-CNS 근무, 루넷재팬 한국지사장 역임
2008년 호텔운영시스템 소프트웨어 임대서비스 국내 최초 오픈
2013년 호텔운영시스템 클라우드 웹서비스 국내 최초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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