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동굴의 우상 - 고상진
[칼럼] 동굴의 우상 - 고상진
  • 김세연 기자
  • 승인 2019.08.30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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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를 중심으로 한 모든 사업에서는 소비 트렌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단순히 이해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 앞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성공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기도 한다. 최소한 시장을 선도하지는 못해도 현재의 소비 트렌드를 진단하고 경영에 반영하려는 노력은 필수적이다. 이번 칼럼은 급변하는 사회상을 숙박업 경영자의 시선에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 <편집자 주>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도리어 정보가 닫힌 시장도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숙박업, 특히 모텔이나 중소형 호텔을 보자면 칠흑 같은 어둠에서 각자도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업종이 주는 편견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파악할 수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장이 동시대의 발전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구시대의 유물로 서서히 퇴화해가며 공동의 붕괴 시점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어딘가에 갇혀진 자가 바라보는 것처럼 시점이 한정된 동굴의 우상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한 한계의 탈피는 다른 사람의 지각이나 경험과 비교하는 눈을 가져야만 극복할 수 있는 것이기에 옳은 것을 듣고 배우려는 열린 마음과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 합니다. 물론 곡해하거나 사기를 치려는 거짓된 대상을 차단해내는 지혜도 함께 가져야 하겠지요.

리테일의 미래
2019년 8월 9일자 신문 경제란의 눈에 띄는 기사 중 하나는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는 뉴스였습니다. 일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리테일의 미래가 격변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는 소식입니다. 2015년 쿠팡, 위메프 등의 소셜커머스가 포함된 온라인 시장의 점유 비중은 처음으로 대형마트의 11.3%를 뛰어 넘는 11.8%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더욱이 2016년에는 온라인이 슈퍼마켓의 12.2%를 누르고 13.2%의 시장점유로 처음으로 1위로 등극하는 기록적인 한 해가 되었습니다.

물론 2016년 기준으로 소매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3% 남짓이라고 무시할 수도 있겠으나, 그 성장률을 놓고 봤을 때는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서 개최한 ‘유통 대전망 세미나’에서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의 미래 전망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 내년도 유통산업 업태별 전망을 발표하며 2019년을 대표하는 유통 키워드로 ‘5무(無)’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5무의 구성요소로는 무노력, 무경계, 무인화, 무현금, 무첨가가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먼저 인공지능(AI)을 통한 맞춤형 상품 추천, 음성 주문 등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한 기술이 고객의 쇼핑 노력과 수고를 덜어줄 것이며, 서로 다른 업태 간의 융·복합 매장이 보다 활성화됨으로써 여러 매장을 방문해야하는 고객의 수고도 줄어들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리테일은 사물인터넷, 안면 인식 등 첨단 기술 기반의 무인매장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도모하게 될 것이며,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 등 모바일 페이 등을 통해 신용카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현금 없는 매장의 현실화도 운영 효율화에 기여 할 것으로 전망 하고 있습니다.

숙박업의 미래
현재의 대표적인 유통 키워드는 숙박업에서도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습니다. 호캉스라던지 소확행이라는 표현으로 달리 표현하기는 하지만 그 표현은 무노력과 무경계의 유통 키워드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경포대나 해운대로 대표되는 여름 바캉스는 호텔과 바캉스를 조합한 신조어인 호캉스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동의 번거로움이나 성수기 시즌의 번잡함을 버리는 무노력이 불러온 현상일 테고,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표현인 소확행은 이종 산업의 융복합화 또는 수영장과 레스토랑 등의 부대서비스의 운영이 가능한 특급호텔 또는 부티끄호텔로 고객을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기술이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리테일의 미래가 보여주는 기술의 결합은 그렇게 긍정적일 수만은 없습니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추천 받는 소비재, 아니 단적으로 숙박업소에서 대다수의 동네 모텔은 선호대상으로 선택될 수 없습니다. 경제의 논리 속에서 버틸 수 있는 소수의 호텔만이 남게 되거나, 인공지능 AI가 선택하게끔 광고비를 쓸 수 있는 규모의 호텔이 간택되어질 뿐입니다. 그것은 무경계라는 업종의 결합 속 에서 극명해집니다. 쇼핑, 레저, 힐링의 복합공간인 스타필드의 출점계획 중 청라에는 호텔까지 결합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입니다.

소매유통은 극명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커다란 변화 없이 운영되고 있던 중소형의 숙박업소조차 예약사이트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변화에 민감하지 못한 것은 그러한 매체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은 미미하다는 핑계를 대며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우리의 아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리테일의 변화는 고객의 소비 패턴을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이 선택할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해 유입되지 않는 것이지, 숙박업이 변화된 리테일의 환경과 무관한 업종이라서가 아닙니다. 어쩌면 많은 숙박업소는 대다수의 소매점의 운명과 같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변화의 현장에는 살아남아 기회를 잡는 사람이 있습니다. 변화가 극명하다는 것은 금방이라도 터질 수 있는 폭탄을 안고 가는 것과 유사합니다. 폭탄이 터지는 곳은 한편 새로운 건설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직격탄을 피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합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보고 듣고 생각하고 행동하셔야 합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고 상 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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