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1회용품 사용 최소화하고 친환경제품 이용해 달라”중앙회, 1회용품 사용 저감 등 ‘자발적 협약’ 적극 홍보키로
1회용품 사용량 증가로 인해 자원낭비는 물론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있는 것과 관련, 중앙회가 환경부와 ‘숙박업소 1회용품 사용 줄이기 및 리필제품 소비 촉진을 위한 자발적 협약’ 을 체결한지 4년이 흘렀다.
지난 2009년 7월, 중앙회는 숙박업소의 1회용품 사용 저감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을 위해 ▲객실 내에는 1회용품을 비치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경우에는 필요한 최소한의 품목만을 유·무상으로 제공하며 ▲불가피하게 객실에서 사용된 1회용품은 종류별로 분리배출해 재활용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실천사항의 자발적 이행을 환경부와 협약함으로써 우리 숙박업을 1회용품 무상제공금지 업종에서 제외시켰다.
협약 체결 이전, 숙박업소에서의 1회용품 무상제공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에 의거 법으로 금지됐었다. 1회용품 무상제공금지규정 때문에 숙박업소들은 신고포상금을 노리는 파파라치의 표적이 되어 과중한 과태료를 부담해야만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협약 체결에 따라 환경부가 관련 법 시행령을 개정함으로써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던 1회용품을 사업자의 재량에 따라유·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하면서, 본의 아니게 파파라치의 표적이 되었던 숙박업소들이 과중한 과태료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 협약이 잘 이행되지 않고 있고 이 같은 숙박업소 1회용품 제공 규제폐지가 친환경 1회용 품 생산기업의 ‘손톱 밑 가시’가 되어 판로개척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와 관련 중앙회와 환경부가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7월 24일 서울역 3회의실에서는 (사)대한숙박업중앙회 박복강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정문희 행정사무관, 이준규 주무관 등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숙박업소 친환경 제품 사용 활성화’ 를 위한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먼저 ‘숙박업소의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자발적 협약 이행실적’ 이 논의됐다. 환경부는 상당수 숙박업소가 객실내에 1회용품을 비치하거나 1회용품 분리·배출을 이행하지 않아 환경단체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 지난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중앙회와 체결한 협약이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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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앙회가 이달 초 환경부의 요청에 따라 전국 회원업소의 지난 2012년 1회용품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25,625개 회원업소 중 1회용품을 객실 내 비치하고 있는 업소는 총 2,607곳으로 전체 10%에 불과했으며, 이를 제외한 23,018곳은 사업자 자율적 판단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경우 유·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을 위해 리필제품을 사용하는 업소는 19,933곳으로 전체의 78%, 분리배출을 이행하고 있는 업소는 22,100곳으로 전체의 86%에 달해 절대 다수의 숙박업소가 협약에 따른 실천사항을 잘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양한 이해관계와 입장들이 얽혀있다고 하지만 조사 결과로 볼 때, 협약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환경부의 주장은 납득이 어렵다. 그러나 환경부는 중앙회 객관적인 근거 입증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1회용품 생산기업의 ‘손톱 밑 가시’ 를 뽑아주기 위해, 숙박업소 1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무상제공이 불가피할 경우 칫솔, 면도기에 한해 친환경제품을 제공하도록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친환경제품은 최장 6개월이면 분해돼 땅 속에 묻어도 토양을 오염시키지 않고 생분해 즉, 퇴비화 되는 생분해성수지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그러나 숙박업소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어 친환경제품 사용 권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중앙회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숙박업소 1회용품 사용량 가운데 면도기는 53,369,153개, 칫솔은 149,466,019개로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객실 30개 업소를 기준으로 한 달 칫솔 소비량이 3,720개를 넘어서는 것으로 볼 때, 기존 제품 대비 2배 이상 비싼 친환경제품은 업소 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중앙회는 회원업소의 권익 보호를 위하여 친환경제품 사용을 권장하는 환경부의 제안을 거부하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협회 차원에서 협약사항을 적극 홍보하여 회원들이 실천사항을 의무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현실적인 절충안을 제시했다.
국내 단 한곳인 친환경 1회용품 생산 기업의 판로구축을 이유로 숙박업소에 의무적으로 친환경제품을 사용하도록 조치하겠다는 것은 전국 3만 2천여 개소에 달하는 숙박업소의 경영환경을 어렵게 만드는 ‘개악안’ 에 불과하다는 중앙회의 강력한 입장표명에 따라, 환경부는 추후 좀 더 면밀한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중앙회에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우리 측 대표로 박사영 부회장(구로구지회장), 양복만 부회장(영등포구지회장), 김우영 부회장(강원도지회장), 정연복 이사(강북·도봉·노원구지회장), 조종구 감사, 강영태 사무총장을 비롯해 인천광역시지회 하광수 사무처장, 동대문구지회 정진영 사무처장, 경기도지회 조성준 사무처장이 참석해 숙박업소 1회용품 사용 실태와 관련 환경부의 요구에 대해 현실적인 논의와 우리 산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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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밑 가시 뽑기… 규제 완화인가, 강화인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손톱 밑 가시’ 를 없애겠다며 중소기업·소상공인으로부터 취합한 애로사항에 숙박업소 1회용품 사용규제가 담겼다. 시행령을 바꾼 지 3년 가까이 된 시점에서다.
한 중소기업이 정부의 숙박업 1회용품 무상제공 금지조항에 대한 믿음으로 생분해성 칫솔을 개발, 국내 최초의 친환경인증을 받았다. 생분해성 1회용품은 무상제공이 가능했기에 틈새를 노린 전략이었다.
그러나 중앙회의 건의로 1회용품 무상제공 금지업종에서 숙박업이 제외되고, 숙박업소 입장에선 굳이 값비싼 생분해성 1회용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정부가 뽑은 숙박업의 손톱 밑 가시가 타 업종의 손톱 밑 가시가 된 셈이다. 정부의 해법은 군색하기만 하다. 중앙회와 협의해 1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무상제공이 불가피할 경우 친환경제품을 제공토록 장려한다는 것이 전부다.
시장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입장들이 얽혀 서로 경쟁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새 정부는 ‘손톱 밑 가시 뽑기’ 라는 이름만 바꾼 규제완화로, 국내 단 한 곳인 기업을 위해 전국 3만 2천여 숙박업사업자에게 뽑았던 가시를 다시 박으려 하고 있다. 다른 업종의 규제완화가 우리 숙박업에는 규제 강화로 작용하는 것이다. 정책은 다수의 이익을 위해, 공공의 가치를 위해 만들어지고 또 개선되어야 한다. 시장의 다수가 납득하고 따라줄 수 있도록 신뢰성을 얻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은 다수의 이익을 위해, 공공의 가치를 위해 개선되어야 한다. 시장의 다수가 납득하고 따라줄 수 있도록 신뢰성을 얻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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