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녹지조성 방침에 주민들 세미원 연계 ‘환경문화원’ 조성 요구
환경부가 수변(물가)구역 토지매수 사업으로 매입한 모텔을 철거하려하자 주민들이 이를 막고 나섰다. 멀쩡한 건물을철거하지 말고 지역의 관광지와 연계한 ‘환경문화관’ 으로 활용해달라는 이유에서다.
수변구역 토지매수 사업은 수변구역의 오염유발시설과 개발 예정 토지를 매입하여 녹지로 조성하는 등 생태계 복원을 통해 수질오염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정부의 방침이다.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은 이 정책의 일환으로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에 위치한 A모텔을 지난 2010년 12월에 57억원(토지 32억원, 건물 25억원)에 사들였다. 그런데 지난 2월 19일 수변구역 매수토지의 생태복원을 담당하는 환경보전협회가 장비를 동원하여 이 모텔을 철거하려하자 양수리 주민들이 이를 막아서며 충돌을 빚었다.
지역주민 대표는 “그동안 양수리 지역개발이 곧 팔당호 수질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여론에 밀려 늘 피해를 감내해 왔다” 며 “멀쩡한 모텔을 철거해 나무를 심는 것은 팔당호 상류주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지역민, 세미원 등과 논의해 환경과 연계한 환경학습장으로 만드는 것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그는 “환경부의 이 같은 막무가내 모텔 철거를 온 몸을 던져 막을 것” 이라며 “환경부가 상류지역 주민들에게 늘 강조해 온 ‘상생’ 의 원칙이 양수리에서도 꼭 지켜져야 할 것” 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양수리 주민들이 환경부의 ‘수변구역 토지매수 정책’ 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번 문제의 한 원인이다. 한강유역환 경청은 지난 2000년 양수리 일대에서 추진되던 18개동 1천594세대 아파트 예정 부지를 496억원에 매수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팔당호 인근지역의 아파트 입지를 막은 이후 지역개발이 어려워졌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남·북한강이 흐르고 팔당호와 연접했다는 이유로 중첩된 각종규제가 지역발전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시각이다. 따라서 A모텔을 철거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 환경명물로 탄생한 세미원과 연계해 환경교육장으로 활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세미원과 양수리 주민들은 A모텔 건물을 환경전시관, 환경교육장, 세미나실, 환경체험장 등으로 조성하는 ‘두물머리 환경문화관’ 을 구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매수 건물은 철거가 원칙이며 건물을 존치하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요구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많다” 며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피톤치드 체험공간’ 으로 조성하려 한다” 고 말했다.
이어 “세미원과 연계해 개방하는 방향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고 말하며, 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한강유역환경청이 지난 2006년 12월, 68억원을 들여 매수한 경기도 광주시의 K호텔은 경기도의 요구로 리모델링을 거쳐2008년 6월부터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 청사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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