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텔을 버리려고 임차인을 만나려는 임대인을 경계해야 한다. 억만금을 벌 수 있는 숙박업소라도 내 모텔을 버리려는 임대인이 경매에 노출시키면 모텔투자 드림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2000년 중반, 펜션 단지를 조성하던 많은 업자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1995년을 전후해 세컨드 하우스, 전원주택을 갖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단순한 거주만의 세컨드 하우스를 넘어 손님을 받으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농어촌민박업, 펜션 투자가 대세이던 시기, 펜션을 하나 가지고 있는 것이 중년 남성들의 로망이었다.

너도나도 경치 좋은 곳에 하나 둘 펜션을 짓기 시작했다. 하나, 둘 들어서던 펜션은 어느새 단지형으로 규모가 커지고 전국의 경치 좋은 곳에는 펜션이 뒤 덮을 듯 단기간에 너무 많이 공급됐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펜션드림은 깨졌다. 펜션이란 상품이 오히려 투자자에게 짐이 되었다. 펜션을 전문 개발하던 펜션부동산개발 전문가, 중개업자들이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그 시기에 모텔이란 상품이 리모델링과 시설고급화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러브호텔로 호황을 누렸다. 모텔이란 숙박업 장르는 거침이 없는 듯 했다. IMF의 외환위기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호황을 누렸다는 일설이다. 그리고 농어촌 민박업으로 대표되는 펜션이란 상품은 한동안 기를 펴지 못했다. 아니 최근까지 모텔, 리조트, 캠핑장, 글램핑장, 야영장 등에 치이면서 펜션이란 상품을 가족형 소규모 숙박사업으로 그 규모가 작아지고 있었다. 펜션을 운영하는 것이 짐이 되었다. 펜션 운영은 곧 광고, 홍보로 연결됐다. 시설의 좋고 나쁨보다 얼마나 홍보를 잘하느냐가 매출을 올리고 경영수지를 맞추는 큰 요인이 됐다.

펜션을 운영하려면 최소한 월100만원 이상 홍보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영업이 안되어도 홍보라는 항목의 비용을 줄일 수 없었다. 그 틈에 모텔은 홍보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영업이 잘되는 모텔투자불패신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모텔산업도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전후로 모텔투자가 곧 부자가 되는 지름길인 듯 모텔투자불패신화가 이루어 질 무렵, 2004년 9월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2005년 이후 약 2~3년 여 간 전국의 많은 모텔들이 경매에 노출되거나 숙박업을 포기했다.

하지만 이 시기에 누군가는 기회를 만들었다. 시설고급화만으로 경쟁하던 이전의 장사꾼에서 사업, 경영, 시스템, 콘셉트를 모텔의 운영에 도입하며 큰 성공을 거둔 모텔개발업자들이 등장했다. 이런 콘셉트 모텔 개발업자들은 모텔이란 상품이 단순하게 돈 버는 숙박업에서 돈 되는 사업 아이템 장르로 변신시켰다.

2000년대 초반에는 100명 이상 근무하는 대형 모텔전문부동산들이 존재를 과시하며 덩달아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모텔 전문 대형부동산은 주로 서울에 소재했다. 전국 모텔, 호텔 숙박업시설의 거래가 서울에 소재하는 부동산 중개업소, 모텔 전문 부동산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모텔 부동산 중개 역시 2005년 9월 성매매방지특별법의 시행으로 모텔 산업이 붕괴직전에 이르면서 서울 소재 모텔 전문 부동산에도 위기가 닥쳤다. 모텔 부동산은 2005년 이후 대형 모텔 전문 부동산 체제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호황을 누렸던 대형 모텔전문 부동산도 와해되기 시작했다. 모텔을 전문으로 중개하던 많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지방으로 이전해 소규모, 또는 집단체제로 지역에 소재하는 모텔 전문 부동산으로 각자도생하기 시작했다.

이런 모텔 전문 중개업자들의 지방 이전 각자도생이 지방 소재 모텔들의 선전을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여전히 서울, 수도권 소재의 모텔 전문 부동산이 전국의 모텔, 호텔, 펜션등 숙박업 부동산의 중개 거래를 주도하고 있지만, 지방 소재 숙박업 전문의 특화된 부동산 중개업소가 지역 소재 숙박업 부동산 거래에 주력하며 숙박업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펜션이란 상품을 캠핑장, 야영장의 경쟁력 상실과 시설고급화, 가족형 레저 문화의 확산을 발판으로 풀빌라펜션이라는 콘셉트로 개발하며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으려 몸부림치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캠핑장, 야영장 등의 체험형 유사 숙박시설들이 철퇴를 맞고 있다. 모텔이란 상품도 원룸,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소형주택의 대규모 공급으로 러브호텔의 이미지만으로는 더 이상 수익형 부동산으로 살아남기 힘겨운 상황으로 시장 상황이 변하고 있다.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의 공급과잉 또한 모텔 숙박업 경영에 큰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2005~2007년 사이 모텔 숙박업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콘센트 개발 시설 고급화가 이루어지며 경쟁력을 갖추고 모텔 숙박업 경영의 새로운 투자불패신화를 이룬 사람들이 있었다. 부띠크호텔, 이벤트 객실을 기반으로 한 이벤트호텔이다.

2019년 관광숙박업 시장은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려졌다. 최고의 상권지역인 서울 명동 소재의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이 숙박업을 포기하고, 내로라는 숙박 상권에 소재하는 모텔들이 숙박업을 포기하며 소형 주거용 부동산으로 용도를 전환하고 있다. 모텔 전문 중개업자들이 모텔, 숙박업 부동산 전문 중개를 포기하며 일반 주거용 부동산 중개나 중개업을 포기하고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 숙박업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숙박업 경영자들은 “내 숙박업소 팔아줘!”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 모텔 팔아주세요!”로 기가 죽었다. 모텔 부동산의 거래에는 매매전략, 임대전략이 필요하다. 매매 시에는 거래상대방이 건전해야 한다. 임대 시에는 적극적인 시설 관리 유지 및 영업력을 갖춘 임차인(세입자)을 만나야 한다.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시설의 좋고 나쁨만큼 임대인의 자기 숙박업소에 대한 자부심 및 소유욕, 거래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내 숙박업소, 내 모텔을 버리기 위해 임차인을 만나려는 임대인을 경계해야 한다. 중개업자가 임대차계약 작성 시 필수적으로 파악해야할 것이 임대인(소유자)의 내 숙박업소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다. 4월호에서는 이 것이 왜 중요한지, 숙박업 사냥꾼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로 2부를 이어보겠다.

저작권자 © 숙박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