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세월 숙박인에게 듣는 ‘숙박업’

숙박업은 다른 어떤 업종보다 역사가 길다. 숙박시설이라는 것은 멀리 조선시대에는 주막, 여각이라 불렸고, 근대화 이후 여관, 여인숙이라고 불렸다. 그만큼 오랜 시간 숙박업을 경영한 숙박인들도 많다. 10년차 경영자라도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역사와 전통이 있는 업종이라는 것이다. (사)대한숙박업중앙회 오두수 용인시지부장 역시 원로급에 달하는 30년 세월의 숙박인이다. 30년 동안 숙박업에 몸담아 온 숙박인은 숙박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오두수 용인시지부장을 직접 만났다.

▲ 지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오두수 용인시지부장.
▲ 지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오두수 용인시지부장.

 

기자와의 생생 Talk, Talk

이기자_언제부터 숙박업에 몸담아 오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오지부장_아마 1986년부터 숙박업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 전에는 건설회사에서 15년 정도 일을 했었습니다. 모텔 건축도 많이 했었죠. 그러다 모텔을 매입하기 시작했고 서울 서초구, 안양, 충주, 용인 등 많은 지역에서 모텔을 매입해 운영하다 다른 좋은 분에게 넘겨드리기도 했는데, 유독 용인시에 위치한 모텔이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직접 운영해보자는 생각에 용인시 모텔을 2006년 리모델링하고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집은 서울인데, 거리가 멀어서 자주 숙식을 매장에서 해결하고 있네요.

이기자_현재 용인시지부장을 역임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협회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하신 건가요?
오지부장_2006년 리모델링 이후 내가 직접 운영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자연스럽게 협회에 인사를 드리러 가게 됐죠. 당시 용인시에는 환경위생조합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공중위생관리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업소들의 연합체였죠. 당시 대한숙박업중앙회 용인시지부의 박구형 지부장님이 조합장이었습니다. 그런대 저 보고 이사로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몇 번 거절을 하다 부탁이 너무 간절해 협회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그런대 막상 협회에서 하는 일들을 살펴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추진되고 있더군요. 그런대 박구형 전 지부장님이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며 저 보고 지부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저 밖에 할 사람이 없다며 지금 용인시지부 김상규 사무국장까지 찾아와 부탁을 했었습니다. 나이도 많아 거절을 했었는데, 끝내 거절하지 못하고 선거 끝에 용인시지부장을 맡게 됐습니다.

▲ 최근 용인시자살예방센터와 전국 최초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 최근 용인시자살예방센터와 전국 최초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기자_지부 일을 직접 맡아 보니 어떠시던가요?
오지부장_정말 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행정기관과 위생검열을 함께 진행하고 있었고, 각종 세무·회계 대행, 소방시설점검 및 유지·관리 업무까지 다양했습니다. 우리 김상규 사무국장은 회원들을 위해 소방안전관리자 1급 자격까지 취득했고, 사무과장도 지방까지 보내 회계 관련 공부를 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용인시지부 소속 회원들은 어디다 비용을 주고 소방시설을 유지·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김상규 사무국장이 손수 소방시설들을 점검하고 유지·관리해 주고 있습니다. 용인시지부 이사진들이 어느 정도 각출해 장비들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사무국장과 사무과장, 그리고 저까지 항상 지부사무실에 출근해 회원들의 민원들도 해결하고 있습니다. 일이 몰리면 정말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더군요.

이기자_거기에 더해 최근 용인시지부가 용인시자살예방센터와 MOU를 체결했습니다. 협회의 지역 사회 참여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지부장_용인시자살예방센터 뿐 아니라 경찰과 함께 지명수배자가 발견될 경우 신고하는 업무협약도 체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행정 공무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부드러운 대화 창구를 유지해 나간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회원들의 이익을 보호하자는 측면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경찰이 휴대전화 발신 추적이나 온라인 접속 기록을 토대로 지명수배자가 위치한 지역을 특정했을 때 어느 객실에 머문 것인지 몰라 경찰이 모든 방을 뒤질 수 있습니다. 이는 회원들의 영업 피해로 이어집니다. 이 같은 경찰과의 업무협약은 카운터에서 근무자가 지명수배자를 특정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러면 경찰이 모든 방을 뒤질 필요가 없죠. 자살방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업주의 영업피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목적이 가장 큽니다.

이기자_30년을 넘게 숙박업에 종사해 오셨습니다. 숙박업에 대해 하실 말씀도 많을 것 같은데요?
오지부장_정말 옛날에는 고위직 공무원이나 기업인이 은퇴 후 숙박업을 시작했다면 성공했다고 박수를 쳐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고자본 창업이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었던 사업이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오늘 날 숙박업은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고, O2O 플랫폼은 광고비가 1,000만원에 육박하는 시대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상권의 경우 O2O 플랫폼에서 일부러 경쟁을 부추겨 광고비 단가를 올리는 수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수료도 10%나 가져갑니다.
지금 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3%에서 1%대까지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말입니다. O2O 플랫폼을 통해 객실을 판매하면 수수료 10%에 신용카드 수수료까지 빠져나가고, 광고까지 해야 할 판입니다. 이는 잘못됐습니다. 바로 잡아야 할 때가 왔습니다. 현재 숙박업이 어려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O2O 플랫폼 때문입니다. 중앙회는 어느 때 보다 열심히 일하는 정경재 회장을 배출해 냈습니다. 중앙회로 힘을 모아 O2O 플랫폼에 대항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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