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사항 해결하다 양방향 키폰 개발”

숙박업 경영자라면 멀티 플레이가 가능해야 한다. 고객 관리에서부터 인력 관리, 객실 관리, 시설 관리, 이를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시스템화도 경영자의 몫이다. 그러나 이러한 숙명을 훌륭하게 수행하더라도 아직 숙박업에 최적화된 툴이 부족해 불편을 겪는 일들도 많다. 그런대 인천 부평에서 ‘모텔 SOME’을 경영하고 있는 조준혁 사장은 이러한 불편사항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심지어 제품을 개발할 정도다. 스스로를 공상가라고 소개한 조준혁 사장을 만나봤다.

▲ 스스로를 공상가로 소개한 사장 인천 부평 ‘모텔 SOME’의 조준혁 사장.
▲ 스스로를 공상가로 소개한 사장 인천 부평 ‘모텔 SOME’의 조준혁 사장.

기자와의 생생 Talk, Talk

이기자_무엇이든 만들고 계시다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우선 숙박업 경력이 어떻게 되시는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조준혁 사장_숙박업을 하기 전에는 원래 스크린골프를 개발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실패의 쓴잔을 마셨고, 중국으로 눈을 돌려 영업력을 집중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계양동에 건물을 매입해 숙박업에 발을 들였고, 부평의 ‘모텔 SOME’은 최근 건물을 매입해 테스트 매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2호점입니다. 앞으로 3호점을 더 낼 생각입니다. 어느덧 숙박업에 몸 담은지도 10년 이상이 됐네요.

이기자_무엇이 불편하셨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데요.
조준혁 사장_사실 처음 숙박업을 시작했을 때 모든 것이 새롭고 처음 접하는 것이라 무수하게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숙박업은 그야말로 3D 업종이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24시간 얽매이다보니 스트레스도 컸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애로는 인력 관리입니다. 근무자들이 돈으로 장난치는 것은 예사이고 조금만 언성을 높여도 바로 일을 그만두고 노동부에 신고부터 합니다. 아마 숙박업에 몸담고 계시는 여러 선후배분들이 저와 똑같은 상황이신 것으로 압니다. 그런대 최근에는 근무시간 단축이다, 최저임금 인상이다. 인건비로 나가는 지출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무엇이겠느냐. 결국 인건비를 줄이는 형태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 지난 세월 동안 다양한 제품들을 연구해 온 흔적들이 엿보인다.
▲ 조준혁 사장은 CCTV, 키오스크, 객실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에서 간단히 모텔을 관리하고 있다.

이기자_키오스크 등을 통한 점진적인 무인화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조준혁 사장_현재 2호점인 부평 ‘모텔 SOME’은 한 마디로 샘플 매장입니다. 다양하게 실험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발상은 인건비 감축이지만, 서비스의 질이 하락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또 모텔을 하나 운영할 때보다 여러 모텔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청소 인력은 줄일 수 없고, 결국 카운터를 무인으로 하고, 다른 서비스들은 키폰을 이용해 대응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대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기존 모텔의 키폰은 유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카운터 전화에 착신을 걸면 외부에 있더라도 객실 고객이 거는 전화를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외부에서 객실로 전화를 걸 수는 없습니다. 이러면 외부에서 나가지 않는 고객들에게 콜을 넣을 수 없으니 제대로 관리가 안됩니다. 그래서 이 단방향의 통신을 양방향으로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기자_객실 내 키폰과 무선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설비는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조준혁 사장_문제는 비용이죠. 기존의 키폰들을 모두 제거하고 무선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설비로 교체하려면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그렇게 많은 비용을 지출할 수는 없습니다. 저만해도 이를 적용하려면 모텔 2곳을 모두 교체해야 합니다. 저도 사장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존에 객실 내 비치되어 있던 키폰에 자그마한 하드웨어 설비를 추가 설치하고, 이를 연동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습니다. 기능은 무선으로 각 객실과 양방향 통신을 해주게 합니다. 이 제품의 이름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원텔(ONE TELL)이라고 부르려 합니다.

▲ 조준혁 사장은 무선 양방향 통신 개발로 2개 매장의 카운터를 비우고 직접 관리하고 있다.
▲ 조준혁 사장은 무선 양방향 통신 개발로 2개 매장의 카운터를 비우고 직접 관리하고 있다.

이기자_무선 양방향 키폰으로는 어떤 일들이 가능하다는 것인가요?
조준혁 사장_예를 들자면 집에서 모텔 3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습니다. 부평 ‘모텔 SOME’을 예로 들면 카운터에 사람이 없습니다. 키오스크만 설치해 뒀는데, 예약 손님의 경우 객실키를 키오스크에서 뺄 수 없으니 예약 객실만 별도로 객실키를 외부에 놓고 있습니다. 이는 모텔 내 상주해 있는 객실 청소 근무자가 담당합니다. 그러면 사장은 키오스크 프로그램과 객실 관리 프로그램을 동시에 이용하면서 양방향 무선 통신으로 고객들을 안내하면 됩니다. 완전한 무인화로 카운터 앞에서 혼란을 겪는 고객들을 위해 카운터 한켠에 스피커도 설치했습니다. CCTV 화면으로 고객이 출입해 혼란을 겪고 있다면 스피커로 친절하게 안내하고, 객실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요구는 무선 양방향 통신으로 접수해 근무자에게 전달하는 것이죠. 이렇게되면 노트북과 휴대전화만 있으면 어디든 그 곳이 사무실이고, 관리실이 됩니다.

이기자_기존 시설에서 몇 가지 추가하는 것으로 무선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데, 지금가지 이런 아이템이 없었다는 것은 기업이 사장의 불편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11년의 소회를 전해주신다면.
조준혁 사장_누구나 생각이 비슷하실 것 같습니다. 마진은 줄고 지출은 늘었습니다. 또 뷰티크 호텔이 등장하면서 시설 경쟁도 더 치열해졌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재가 지난 11년 중 가장 힘듭니다. 이런 제품을 개발한 것도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민하다 나온 것이죠. 갈수록 경영자에게 불리해지고 있는 노동 환경만이라도 개선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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