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 위기인가?

 

 

 

 

 

 

어렵고 힘들다는 말이 입에 붙은 듯하다. 최근 어디에서 누굴 만나든 어렵다는 말 뿐이다. 특히 언론에서도 위기를 조장하는 모습을 흔히 접한다. 내가 언론에 휘둘려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인지, 어렵지만 노력을 기울이면 극복 가능한 수준의 현상인지 따져볼 때다. 이번 칼럼을 통해서는 나를 알고 나를 분석하고 나의 위기를 진단하는 방법을 점검해 볼 수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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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처에 힘들다는 말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과연 언론사가 말하고 있는 경제의 위기가 정량적
 
분석에 기초한 사실인지, 아니면 그저 위기 상황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몇 가지 지표를 인용해
 
‘이러저러하니 위기다’를 도출하는 정성적 분석으로 대중을 기만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눈여
 
겨봐야 할 시기입니다.
 
 
숙박업의 정량적 분석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기이전, 숙박업의 호시절에 소위 잘나가는 숙박업소의 객실 당

 

매출은 3백만원을 넘을 때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실제 매출과는 상관없이 동일

 

필지 내에 연 면적이 같은 근린생활시설건물과 비교해 숙박업소의 시세가 1.5배 이상 비싸게

 

매매되기도 했지요. 게다가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준치 이상 매출이 발생하게 되

 

면 프리미엄까지 엄청나게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것이 어느덧 선방한다는 숙박업소조

 

차 객실 당 매출이 120만원 수준까지 급감하고야 말았습니다. 심하게는 적절한 투자수익을 기

 

대하는 수준으로 객실 당 80만원까지 떨어진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매출 수준에 기대해 정량적 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강원도 정

 

선에 있는 호텔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정선 호텔은 다양한 타입의 객실 50개로 구성되어 있는 중형 숙박업소입니다. 기존에는 2성급

 

관광호텔로 단란주점과 식당, 당구장의 부대시설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운영비 절감 차

 

원에서 부대시설은 정리하고 객실 판매에만 집중하는 전형적인 비즈니스호텔로 운영하고 있

 

습니다. 기본적인 인력구성은 프런트에 2명의 직원과 청소인력 2명으로 총 4명이 근무하는 형

 

태입니다. 난방 방식은 층별 LPG보일러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상권에 대한 특이성을 말씀드리자면 정선이라는 지역은 7월과 8월의 여름휴가 시즌, 10월의

 

민둥산축제 그리고 하이원스키장이 오픈하는 12월, 1월, 2월의 성수기와 나머지 비수기로 나

 

눕니다. 성수기 시즌 매출은 객실 당 110만원을, 비수기 시즌은 50만원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

 

습니다. 호텔은 매입가 23억원에 리모델링 비용 7억원을 합산해 총액 30억원 정도가 투자되었

 

습니다. 30억원을 편의를 위해 자기자본과 금융대출을 각각 50%로 책정해 10%의 투자수익률

 

로 설정하였을 때 월 단위 매출과 지출의 목표치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자기자본 15억원의

 

10% 투자수익은 월 1,250만원이고, 은행대출은 금리 4%를 적용했을 때 월 이자가 500만원 발

 

생합니다. 거기에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을 고려했을 때 통상 2,000만원의 월 수익이 나와

 

야만 목표한 10%의 투자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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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목표 매출을 6개월의 성수기 기간 동안 객실 당 110만원을, 비수기 기간 동안 50만

 

원을 책정해 평균 80만원의 매출을 통해 월 평균 4,000만원을 목표로 잡게 됐습니다. 자연스럽

 

게 지출은 2,000만원 미만으로 통제해야만 목표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숙박업소는 전통적으로 장치설비업이라고 하여 초기의 과다한 시설투자 대비 변동비용은 최

 

소화할 수 있는 업종으로 분류되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가장 많이 차지하는 인

 

건비는 700만원 수준으로, 전체 비용 대비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건비에 수반되는 비용

 

으로는 약 90만원 지출되는 4대 보험료와 직원 식비 보조금이 100만원 수준에서 추가되고 있

 

습니다.

 

그리고 전기세가 300만원, LPG 사용료가 2018년 총 25,828,074원이 지출되었으니 평균 215만

 

원 사용되었고 상하수도 요금이 월 50만원 입니다. 세탁용역비가 150만원, 호텔 비품과 생수

 

등이 월 평균 80만원, 인터넷 65만원 그리고 전기, 화재, 승강기 등 외주관리비가 80만원 지출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분기별 부가세를 위해 월평균 100만원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대략 큰

 

숫자에서만 1,930만원이 비용으로 지출 되고 있으니 매출 4,000만원에서 차감한 월 별 매출수

 

익은 2,070만원으로 30억원이라는 호텔의 목표수익률인 10% 수준인 2,000만원의 투자수익은

 

실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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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언론에서 밤낮 없이 어루만져주는 자영업자의 아픔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

 

의 몰락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습니다. 실제 700만원 인건비는 주휴근로시간이 포함된 월 근로

 

(209시간) × 2019년 최저임금 8,350원을 도입했을 때 1,745,150원으로 법정 기준을 이미 2018

 

년에 초과한 상태입니다. 정말로 고통을 함께 하고자 하는 언론이라면 주거용의 누진세에 준하

 

는 한전의 부하요금체계를 질타해야 할 것이며, 더욱이 전력량에 준하는 과도한 기본요금에 대

 

한 문제점을 지적했어야 합니다. 또한 도시가스 요금에 비해 턱없이 비싼 LPG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지방 중소도시의 현실을 직시하고 균형발전을 이루지 못한 문제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합

 

니다. 그도 아니라면 매출의 15% 이상을 강탈당한다고 표현해도 무방한 온라인 예약 사이트의

 

과도한 수수료 체계를 비판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전체 비용 대비 35%가 인건비라고 하면 과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비스산업의 특성

 

상 고객접객을 하는 호텔종사원은 호텔을 유지하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일 수밖에 없습니다. 외

 

식업에서 요리를하는 종사원과 비교할 문제가 아니라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식자재와 비견해야

 

할 요소인 것입니다.

 

정성적 분석인 것 마냥 “인건비가 상승해서 자영업이 몰락한다”라고 하려면 자영업의 산업별

 

분류를 통해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제시하고 업종의 평균급여수준을 바탕으로 얼마만큼의

 

상승이 발생하는지를 말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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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실한 언론에 휘둘려 그저 힘들다는 푸념으로 일관하는 것은 방만한 경영이거나 혹은

 

급전직하로 하락하는 호텔의 매출을 남의 편에 서서 편하게 사회의 탓으로 돌리는 우를 범하

 

게 만듭니다. 그렇게 망가졌을 때 언론이 같이 울어주지 않습니다. 우리 숙박업을 포함해 자영

 

업을 지키는 것은 잘못된 언론의 왜곡된 분석이 아니라 숙박업 사장 자신의 체감과 분석밖에

 

없습니다. 정확히 분석을 해야 매출을 상승시키든 비용을 절감할 대상을 찾든 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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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상 진 대표
공간이노베이션(주)
한국형 게스트하우스 및 비즈니스 호텔 가맹점 60여개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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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https://pixabay.com/)

 

<출처 : 월간 숙박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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