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己亥年)

 

 

 

 

 

 

해가 지고 해가 뜨는 일상적인 일들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때가 있다. 바로 365일의 주기를 지나 새로운 365일을 맞이하는 시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를 맞이하면서 제법 거창한 계획들을 설계한다. 그렇다면 숙박업 경영자들은 연간계획을 어떻게 세우는 것이 좋을까? 칼럼을 통해 숙박업 연간계획을 작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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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천간의 ‘己’가 토에 해당하고 색깔로 따

 

지면 노란색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기해년을 황금돼지띠라고들 합니다. 그저 상술로

 

포장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의식이 풍족한 한 해라고들 하니 모두모두 등 따습고 배부른 한해

 

가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년 한 해가 부족했을지 모르나 올 한 해는 한 시라도 더 웃으

 

며 행복하시라는 송구영신의 인사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작심삼일(作心三日)

 

단단하게 먹은 마음조차 며칠 지나지 않아 느슨하게 풀어져 버립니다. 그러나 그 마음을 다시

 

단단하게 조여 갈 수 있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꿈을 꾸어야 합니다. 꿈을 꾼다고 모

 

두 다 이루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꿈조차 꾸지 않고 아무런 시도나 노력을 하지 않은 사

 

람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기왕에 꿀 꿈이라면 구체적일수록 단단해지게 마련

 

입니다.

 

한 해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먼저 필요한 것은 과거의 데이터들입니

 

다.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과거의 데이터라고 해서 대단한 내용과 형식이 필

 

요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의 매출 내역과 비용에 대한 자료 정도면 기본은 갖춘 겁니다. 그리

 

고 자신의 역량이란 말도 무겁게 받아들이실 것은 없습니다. 운영하고 있는 숙박업소에 대한

 

냉정한 판단, 말하자면 종사인원의 수와 업무 수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정도가 되겠습니다.

 

그러한 근거를 가지고 연단위의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작심삼일로 끝나더라도 일단

 

세워보기로 하지요. 삼일 후나 삼 주 후에 또 다시 세울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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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의 원대한 연간계획

 

숙박업소는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객실을 판매하는 겁니다. 외식업이 한정된 공간을 극복하기

 

위해 테이크아웃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처럼, 숙박업소는 대실 개념을 도입해 한정된 공

 

간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시간을 확장하는 좋은예는 공간 개념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간의 확장인 ‘shop in shop’이 있습니다. 한정된 시간을 늘릴 수 없으니 한정된 시간에 더 많

 

은 수익을 창출시키려는 행위입니다. 가령 PC방에서 음료나 간식을 판매하는 사례를 생각하시

 

면 됩니다. 한때 숙박업소에서 성인용품을 판매하거나 주류 등을 판매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적

 

절한 방안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한정된 시간의 대응은 성수기와 비수기를 명확하게 구분해

 

가격정책을 차별화하는 방안이 최선입니다. 작년 한 해를 꼼꼼하게 반추하며 성수기와 비수기

 

의 가격정책을 잡는 것이 올 한 해 계획의 첫 삽이어야 합니다.

 

막연히 여름 성수기, 가을 성수기라고 정해놓고 시즌에 따라 열심히 하면 되겠지 해서 될 문제

 

가 아닙니다. 1월부터 12월까지의 매출 장부를 꺼내 놓고 영업이 잘 된 시기를 나열해 봐야 합

 

니다. 1월부터 2월까지의 겨울철에는 잠시의 명절 연휴 기간이 보일 테고, 봄이 찾아오면서 연

 

휴가 이어지는 5월 초부터 중순까지, 그리고 장마가 끝나고 학생들 방학이 시작되는 7월 말부

 

터 8월 중순까지의 여름 성수기, 그리고 추석연휴와 10월 달의 연휴 기간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12월의 대목까지로 잘 됐던 시기가 바로 성수기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

 

니다. 그 성수기를 전후로 하는 준성수기까지를 고려하고 성수기에도 주중과 주말이 나누어집

 

니다.

 

숙박업소는 공산품을 파는 상점이 아닙니다. 동일 상품을 특정 시기 동안 동일하게 판매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특정 시기, 특정고객을 대상으로 차별화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기를 더 세분화해 같은 상품이더라도 그에 따른 가격차별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겁니다. 주말가격을 적용하듯이 비수기, 준성수기, 성수기의 주중 주말가로 가격대를 최소 6가

 

지 정도로 세분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과 업주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더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재화의 적절한 가치라는 것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교차점의 포인트를 말하는

 

것이지 거기에 폭리니 바가지니 하는 해석은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세분화한 시기가 아닌데

 

같은 시기에 사람에 따라 고무줄 가격을 적용하는 것이 문제가 될 뿐입니다.

 

이렇게 가격을 세분화할때 역량을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라는 닭조차

 

생닭의 가격과 삼계탕의 가격이 다르고, 치킨도 시장통닭과 브랜드치킨이 다릅니다. 거기다 어

 

디서 먹는가에 따라서도 천지차이입니다. 생닭인지 요리된 닭인지, 시장통닭인지 브랜드치킨

 

인지 하는 구분을 하는 것. 이게 자신의 역량 파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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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역량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환경만으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가령 객실 청소는 1명

 

의 청소인력으로 통상 40분을 잡습니다. 2명일 때는 15분 정도로 단축되어 시간당 4개의 객실

 

청소가 가능하고요. 하루 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책정해서 통상 30개 내외의 청소가 가능한 메

 

이드팀을 구비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인력구성입니다.

 

그러나 성수기 시즌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달라진 영업 형태에 따라 프

 

론트 데스크의 업무와 온라인 판매의 업무가 가능한지를 파악하고 조정하는 것도 역량입니다.

 

혹은 특정한 시기에 단기인력을 구인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어 두는 것도 역량의 일부입니다.

 

연간계획이라는 것은 꿈을 만드는 초석을 쌓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무엇을 쌓을지를 고민하고

 

그에 맞는 돌을 찾고, 찾아진 돌을 가공해 하나하나 쌓아가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그렇기에 장

 

사에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지타산이 맞는 행위. 즉, 잘 팔기 위한 공급가를 책정하고 그 공

 

급에 맞는 질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겁니다. 기해년 한 해는 그저 잘 파는 것

 

만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잘 팔기 위해 잘 계획하시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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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상 진 대표
공간이노베이션(주)
한국형 게스트하우스 및 비즈니스 호텔 가맹점 60여개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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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 숙박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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