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의 가격 파괴 바람, PC방처럼 될라
O2O 플랫폼 원인, PC방 출혈경쟁과 닮은꼴
숙박업은 기본적으로 특급 호텔의 경우 10만원대에서 100만원 대까지 이용요금이 형성되어 있고, 모텔의 경우 만원 단위에서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O2O 플랫폼이 유행하면서 소 비 심리 자극을 위한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를 방치하면 자칫 천원대의 경쟁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 숙박업 경영자들은 PC방 업계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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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경쟁이 전쟁처럼 이어졌던 PC방
숙박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업종의 역사가 짧은 PC방은 1995년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통상적으로 시간당 1,500원에서 2,000원 사이의 요금이 책정됐다. 하지만 오늘 날 PC방 업계는 국가 통계상 시간당 900원대로 요금이 추락한 상황이며, 100원 또는 300원대 요금이 등장하기도 했고, 심지어 무료 PC방이라는 타이틀로 시간당 이용요금을 안받는 대신 먹거리를 구매해야 하는 형태의 영업방식도 등장했었다.
이처럼 PC방 업계의 요금이 추락한 원인은 출혈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업주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경쟁 PC방에서 요금을 인하하면 전쟁을 선 포한 것으로 인식해 더 요금을 인하해버리는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더구나 출혈경쟁이 한 번 발생하면 그 여파는 지방 소도시의 경우 도시 전체로 확대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작게는 반경 1km 내외의 같은 상권 내 발생한 출혈경쟁이지만,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었던 다른 상권에서도 가격이 높다는 PC방 이용고객들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영향을 받자 상권에서 동 단위로, 동 단위에서 구 단위로까지 요금인하 경쟁이 확대됐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인 영향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 번 추락한 요금은 다시 올리기 어렵다는 것이 PC방 업계에서 증명 됐다. PC방 이용고객들은 PC방의 영업환경에는 관심이 없었고, 당장 오른 요금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초창기 1,500원에서 2,000원대의 요금이 계속 하락해 지방 소도시의 경우 시간당 700원대 요금이 형성되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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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은 PC방 창업자금의 10배
최근 PC방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모두 반영하더라도 PC방을 오픈하는 비용은 4~5억원 수준이다. 숙박업은 중소형 모텔 수준만 넘어가도 10배가 넘는 자본이 투입되어야 한다. 임대의 경우에도 보증금만 이를 뛰어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O2O 플랫폼이 유행한 이후 PC방 업계에서 불거졌던 출혈경쟁의 양상과 매우 유사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숙박업계에서는 O2O 플랫폼이 마진율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어플을 통한 기본적인 할인에 플랫폼을 이용한 수수료까지 지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O2O 플랫폼을 이 용할 경우 고객들의 반응이 즉각적이다 보니 더 많은 할인으로 고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모텔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공개되어 있는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는 거래이기 때문에 경쟁 모텔에서도 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PC방 업계와 마찬가지로 이성적 판단보다 감성적인 자극으로 요금경쟁 이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숙박업은 PC방과 다르게 요금 단위가 높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더 낮은 할인율을 찾아 지역을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출혈경쟁이 PC방 업계보다 훨 씬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이에 따라 O2O 플랫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마진율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 이용 수수료율이 현실에 맞게 재조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높으며, 할인을 부추기는 O2O 플랫폼의 마케팅 기법에도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는 업주들 또한 많다.
이미 (사)대한숙박업중앙회(회장 정경재)는 O2O 플랫폼 기업들과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중앙회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집단행동에 나설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출혈경쟁이 더욱 심화되어 PC방 업계와 닮은꼴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숙박업 경영자들이 협상에 나서고 있는 중앙회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상황이다.

<출처 : 월간 숙박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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