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숙박시설들로 인한 공급초과 현상 ‘심각’

현재 불법 숙박시설들로 인한 공급초과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불법

숙박시설들은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화재나 범죄 등에 쉽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국가 간의 외교문제로 비화 될 수 있어 불법 숙박업소를 강력

히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 원룸, 고시원, 오피스텔 등 ‘불법 숙박시설’로 변신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사는 이모씨는 “고시원에서 1~2일 짧게 머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이들은 화장실과 주방 등 공용시설을 더럽게 사용해 고시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10년 동안 모텔을 운영해온 김모씨는 “홍대역 인근에 위치한 원룸과

오피스텔에서 불법 숙박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불법 숙박시설들은 위생 관련 심사

와 소방안전에 대한 점검을 정기적으로 받지 않기 때문에 이용객들의 안전과 위생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인천 남구 원룸촌에 거주 중인 박모씨는 “어느 날부터 외국인 등 낯선 사람들이 원룸촌에 나타

나기 시작했다. 밤새유흥을 즐기며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이들 때문에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혹여나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불안감이 크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원룸촌, 오피스텔 단지 등에서 무허가로 숙박업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인근 숙박

사업자들과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숙박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일반숙박업으로 신고하거나, 관광진흥법에 따라 호스텔업, 외국인

관광도시민박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참고로 현행법상 집을 도시민박으로 등록하기 위해선

해당 주택이 단독주택이거나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주택과 같이 주거용 건물이어야 한다.

또한 도시민박업은 사업자가 직접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오피스텔은 건축

법상 업무시설에 해당하고, 원룸은 집주인과 여행객이 같이 거주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도시민박업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오피스텔과 원룸에서 숙박영업을 하는 것은 모두

불법영업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호텔, 모텔 등 숙박업소는 영업용·주거용 건축물보다 훨씬 더 엄격한 소방안전기준

이 적용된다. 하지만 불법업소들은 대부분 휴대용비상조명등, 간이완강기 등 피난기구와 소방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다. 이처럼 화재 같은 안전사고에 취약하고 위생상태가 불량한 불법

업소들은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동시에 전체 숙박시설의 질을 낮춰 한국 관광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 솜방망이 처벌, 불법 숙박시설 근절 못해

그러나 단속은 보통 호텔 예약사이트 위주로만 이뤄지다 보니 실상은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등록된 숙박업소는 경고·영업정지·폐쇄 명령 순으로 단속

수 있지만, 미등록된 숙박시설들의 경우 단속하기가 애매하다. 무엇보다 불법 숙박업소를

조사하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주거단지까지 침투하여 숙박영업을 하고

있는 불법업소들을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실제

로 부과되는 벌금이 300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솜방망이 벌금을 각오하고 배짱영업을 하는

불법 숙박업소들을 근절할 수 없다.

불법 숙박시설들을 근본적으로 뿌리뽑지 못한다면, 곳곳에서 관광객과 주민간의 다툼이 발생

하고 무허가 숙박업자와 일반 숙박사업자들 간의 갈등이 고조될 것이다. 더불어 불법 숙박시설

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숙소 이용객들은 마땅한 보상을 어디에서도 받지 못하는 상황

이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국내 숙박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관광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국가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숙박시설이 그 나라의 도시문화와 관광산업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

한 매개체임을 인지하여 불법 숙박시설들을 근절시킬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근거와 체계화된

단속 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출처 : 월간 숙박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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