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지키는 숙박시설은 ‘답답’...관광국가 이미지 훼손 우려 커

최근 호텔, 모텔과 같은 일반 숙박업과 취사가 가능한 콘도형 생활숙박업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무허가 변종 숙박시설들이 공유숙박 사이트를 매개체로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우후죽순

으로 생기고 있는 불법 숙박시설들은 대다수가 화재 같은 안전사고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위생상태도 불량해 관광국가 이미지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다.

■ 무허가 숙박시설 때문에 고통 받는 주민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빌라에서 8년째 거주하고 있는 이모씨는 “몇달 전 같은 건물의 집 두채

를 매입한 이웃이 말도 없이 두채 모두를 민박으로 내놓았다. 매번 낯선 사람들이 왔다갔다하

는 것이 신경쓰인다. 종종 투숙객들이 큰 소리로 다투기도 해 불안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고 밝혔다.

명동역 인근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입주민들은 단지 내 북적이는 관광객들 때문에 곤욕을 겪었

다. 어느 날 아파트 단지에 갑자기 나타난 사람들이 밤새 유흥을 즐기며 시끄럽게 떠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종종 주민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알고 보니, 입주민들 중에서 인터넷 사이

트를 통해 관광객으로부터 일정기간 돈을 받고 아파트를 빌러 준 사람이 있었다. 이와 같이

빌라, 아파트 단지에서 무허가로 숙박업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주민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

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법 지키며 영업하는 숙박시설은 ‘한숨’

서울 중구에서 12년 동안 모텔을 운영해온 김모씨는 “관광객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바로 숙박업소의 안전과 위생이다. 일반 숙박업소의 경우 법령에 따라 위생 관련 심사와 소방

안전에 관한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 반면, 무허가 숙박시설들은 이런 부분들을 일일이

검사받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 법을 지키지 않고 영업하는 이들은 돈을 버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 손님들 안전에는 관심이 없다. 무허가 숙박시설들이 한국 관광이

미지를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5년째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최근 원룸을 통째로 빌린 뒤 게스

트하우스라며 영업하는 업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법의 본래 취지가 변질

되고 있는 것 같다. 정식으로 신고하고 허가받은 뒤 운영하면 될 텐데 ‘걸리면 벌금내면 그

만’이라는 식으로 배짱영업을 하는 무허가 숙박시설들이 주변에 많다. 점점 관광객은 줄어드는

데 경쟁업자만 많아진 형국이라서 인건비를 제때 맞춰 주기도 힘든 상황이다”고 답답함을 토

로했다.

■ 불법 숙박시설 단속 역부족

과연 무허가 변종 숙박시설 단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관할 자치구에서 도시민박업

허가와 관리를 담당해 무허가 숙박업소에 관한 신고가 접수되면 자치구 내 위생과에서 단속하

고 있다.

실제로 숙박영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검사하기 위해 담당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가 보면 대부분

문이 닫혀 있어 적발하기가 어렵다. 또한 단속인력이 부족해 신고가 많이 들어와도 매번 현장

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무허가 숙박업자들을 처벌하려면 현장을 잡아야 하는데 위

생과 공무원들에게는 체포권이 없어 경찰과의 합동 단속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처럼 불법 숙박

시설들을 단속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주거단지까지 침투하여 숙박영업을 하고 있는 불법 숙박시설들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지

못한다면, 여기저기서 관광객과 주민들 간의 다툼이 발생하고 무허가 숙박업자와 일반 숙박사

업자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어 우리 사회는 매우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또한 불법 숙박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숙소 이용객들은 마땅한 보상을 어디에서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국내 숙박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관광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국가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무허가 숙박시설이 난립

하고 있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드리고, 더 늦기 전에 불법 숙박시설들을 근절시킬 수 있는

강력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한다.

<출처 : 월간 숙박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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